대면수업 비대면수업 융합수업 등 혼란...학생·대학 간 2학기 수업 두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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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수업 비대면수업 융합수업 등 혼란...학생·대학 간 2학기 수업 두고 갈등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7.0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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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속에 2학기 수업 운영 방식 놓고 논란
학생들은 방 구하기·알바·수강신청 등 고민 많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학교는 1학기를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대체했다(사진: 더팩트 제공).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학교는 1학기를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대체했다(사진: 더팩트 제공).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된 지난 1학기가 마무리됐다. 1학기 개강이 연기되고, 모두가 처음 다뤄보는 줌(Zoom) 시스템으로 대학가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다사다난했던 1학기가 마무리됐지만 아직 각 대학은 혼란스럽다. 2학기 강의 방식 결정과 1학기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해서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해 학교와 학생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소재 대학 가운데 2학기 강의 방식을 발표한 곳은 연세대, 한양대, 명지대 세 곳이다. 대다수 전국의 대학은 아직 2학기 강의 방식을 결정하지 못했다. 대학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보며 방학 기간 중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장 다음 달 2학기 등록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학생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안 좋아져 비대면 강의가 확정될 경우, 휴학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의 휴학 사태가 이어진다면 대학 재정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우려된다.

서울대와 중앙대는 일부 수업에 대해선 대면 강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단과대를 중심으로 수강 신청자가 20명 미만인 강의나 5인 이하 실습 과목 등에 대해서 대면 수업 진행이 가능한지 학생·교수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중앙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현재 시점에서 대면 강의로 전환하기 어렵다고 학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명지대는 1학기에 이어 2학기도 전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명지대는 유병진 총장 명의로 대학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학을 목전에 둔 지금도 여전히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며 "2학기에도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되 대면 강의가 필요한 과목은 대면 강의로 진행하도록 준비하겠다”고 학사 계획을 밝혔다.

한양대와 연세대는 2학기 비대면·대면 혼합 강의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2학기 강의 방식을 확정하지 않은 주요 대학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에는 한국해양대가 2학기 학사 운영을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융합한 형태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경성대는 2학기를 대면·비대면 융합형 교육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전공과목의 경우 1학년과 3학년은 월, 수, 금, 2학년과 4학년은 화, 목, 금으로 나눠 요일별 대면 수업을 진행한다. 교양과목은 9주간 대면 강의, 나머지 6주는 미리 제작한 영상물로 비대면 강의를 진행한다.

대학별 다양한 2학기 수업 운영 방안에 대해 교수·학생 간의 의견이 분분하다. 부경대 3학년 박현수(24) 씨는 “2학기도 비대면 수업이라면 차라리 휴학을 결정하려고 한다”며 “아직 학교에서도 명확히 정해진 게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또 동아대 4학년 이 모(24) 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건 알겠지만, 2학기 수업 방식이 빨리 공지가 돼야 학생들도 학기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성대 2학년 이현우(21) 씨는 “타지에 사는 경우, 2학기 수업 방식에 따라 기숙사에 들어갈지, 자취방을 구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며 “우리 학교의 융합형 교육 진행 소식은 들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코로나19 때문에 확정이 아니라서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또 3학년 최현준(24) 씨는 “1학기는 비대면 강의여서 평일에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며 “2학기가 융합형 교육으로 ‘예정’이다 보니 일을 그만둬야 할지 계속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몰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며 “온라인 강의 병행, 온라인 개강 후 대면 전환 등 여러 가지 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벚꽃이 활짝 핀 캠퍼스, 쾌적한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캠퍼스 라이프’를 상상하고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은 이번 비대면 수업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2학기 강의 방식에 대해선 어떤 반응일까? 부산대 1학년 안소연(20) 씨는 “물론 교육의 질을 위해서라도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게 좋지만, 언제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감염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니 아직은 비대면 수업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성대 1학년 이현지(20) 씨는 “교복에서 벗어나 사복을 입고 햇살 좋은 캠퍼스를 거니는 로망이 있었는데,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입학하고 학교를 가본 적이 없다”며 “인터넷 강의만 듣고있자니 대학생이 됐다는 실감은커녕, 고등학생 4학년이 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학기 강의가 비대면 수업이 될 경우, 각 대학교는 어수선했던 1학기와 달리 학생들이 만족할만한 온라인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등록금을 똑같이 받는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초·중·고의 2학기 수업 방식에 대해 “2학기에도 원격과 등교수업의 병행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등교수업만 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되는 ‘블렌디드 러닝’ 시대로 이행됐고, 시교육청은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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