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셈, 뺄셈보다 장애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특수교사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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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셈, 뺄셈보다 장애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특수교사가 되고 싶어요”
  • 취재기자 박지혜
  • 승인 2020.05.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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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사 꿈꾸는 공주대 특수교육과 허지인 씨 인터뷰
교육뿐만 아니라, ‘의학’ 지식도 알아야 인지학생에게 도움
꾸준히 봉사활동하면서 다양한 장애학생들과 소통에 앞장서
학생의 입장에서 수업을 하는 교사가 되는 것이 목표

“장애학생들이 사회에 발을 디뎠을 때,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자폐성 장애인, 시각 장애인, 청각 장애인, 학습 장애인, 지체 장애인, 건강 장애인 등 법적으로 장애인으로 인정받은 다양한 종류의 특수교육대상자를 가르치는 직업이 있다.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고, 어떨 땐 ‘사회 운동가’처럼 장애인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바꾸는 직업이 바로 ‘특수교사’다. 공주대학교 특수교육과에 재학 중인 미래의 특수교사, 허지인(22) 씨를 만났다.

특수교사를 꿈꾸고 있는 대학생 허지인 씨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지혜).
특수교사를 꿈꾸고 있는 대학생 허지인 씨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지혜).

그녀는 고등학생 때, 작업치료사, 심리 상담사, 화학 분야 등 끊임없이 진로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리고 진로검사, 흥미검사, 부모님의 조언과 현실적인 부분들까지 고려한 끝에 마침내 ‘특수교사’가 되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평소 교육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복지에도 관심이 많은 그녀는 “힘들고 신중하게 선택한 직업이기에 더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오랜 고민 끝에 결정한 진로였기에 학교에서 배우는 학문도 크게 어렵지 않고 할 만하다고 허 씨는 웃으며 말했다. 다만, 그녀는 “교육 분야라 문과 성향이 강한 학과인줄만 알았더니 이과계열인 ‘의학’ 분야도 접한다는 사실이 새로웠다”고 말했다. 특수교육은 인지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되고 다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안전규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고, 장애 학생이다 보니 병으로 인한 질환들로 수시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관련 의학지식들도 상식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의학 지식이 많이 활용되는 과목들이 내 가치관뿐만 아니라, 장애학생들과 소통해야 하는 필수이기에 더욱 중요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허지인 씨는 대학생활뿐만 아니라, 특수교사로서 학생들과 올바른 관계 형성을 맺기 위해 장애인 복지관, 유치원에서 성인 장애인과 유아 장애인들을 위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고, 일반 특수학교에서는 학습보조로써 다양한 장애학생들을 만났다. 또, 작년 여름에는 전국 특수교사 준비생들이 국회 앞에서 '특수교육 대상자 교육권 보장 결의대회'를 개최해 특수교사 선발 인원을 늘리라고 요구할 뿐만 아니라, 특수교사 증원 및 특수학교·학급 과밀문제 해결, 장애 영유아 대상 의무교육 실시, 장애학생 대상 '전공과'(직업교육과정) 수업연한 2년에서 3년으로 연장, 사립에서 공립으로 전환된 특수학교 교사의 공립교사 임용 반대 등을 주장하는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권 보장 집회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작년 8월 국회 앞에서 개최된 '특수교육 대상자 교육권 보장 결의대회'에 참여한 허지인 씨는 특수교육 교원 증가, 급당 인원 수 조절 등 교육권 보장에 목소리를 내었다(사진: 허지인 씨 제공).
작년 8월 국회 앞에서 개최된 '특수교육 대상자 교육권 보장 결의대회'에 참여한 허지인 씨는 특수교육 교원 증가, 급당 인원 수 조절 등 교육권 보장에 목소리를 내었다(사진: 허지인 씨 제공).

최근에 그녀는 다음 달에 나갈 교생 실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생 실습은 대학생활에 서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도약점’인데, 코로나로 인해 2주 축소돼 제대로 된 수업시연이 이뤄지지 않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3~4월부터 교생 실습 집중 교육을 받고,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대신 화상 강의 형태로 수업을 진행한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직접 가르쳐봐야 긴장감도 있는데, 빈 강의실에서 하다 보니 긴장과 떨림이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다음 달에 실습을 나가도 학생들 앞에서 수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는 허지인 씨는 “제대로 준비된 수업시연 기회가 없다”며 “교사들도 온라인 준비로 인해 바빠 지도교사들이 없어 스스로 챙겨할 부분들이 많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강의가 이뤄지지 않은 현재, 교생실습도 빈 강의실에서 혼자 수업을 시연하고 있는 허지인 씨의 모습이다(사진: 허지인 씨 제공).
코로나로 인해 대면강의가 이뤄지지 않은 현재, 교생실습도 빈 강의실에서 혼자 수업을 시연하고 있는 허지인 씨의 모습이다(사진: 허지인 씨 제공).

허지인 씨는 현재 수업시연도 고충을 갖고 있지만, 가장 어려운 것으로 ‘수업 지도안 작성’을 꼽았다. 특수교사는 단순히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학생 수준에 맞게 한 명 한 명 개별 활동을 따로 계획해야 하는 점이 일반 교사와 차이점이다. 재미없는 수업을 들었을 때, 일반학생은 자리를 이탈하지는 않는데 특수학생은 본인이 재미없거나 흥미가 없으면 주의 집중도가 많이 떨어져 자리 이탈과 같은 문제행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이론에 맞는 행동 중재에 대한 것들까지 미리 예상해 수업 지도안에 계획되어야 한다는 것.

학생 수준에 맞게 개별 활동을 따로 계획해야 하는 특수교사는 학생들의 특성, 일어날 문제 행동까지 미리 예상해 수업 지도안을 작성해야 한다(사진: 허지인 씨 제공).
학생 수준에 맞게 개별 활동을 따로 계획해야 하는 특수교사는 학생들의 특성, 일어날 문제 행동까지 미리 예상해 수업 지도안을 작성해야 한다(사진: 허지인 씨 제공).

그녀는 “특수학생은 일반학생과 달리, 인지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학생 한 명을 신경 쓰면 또 다른 학생이 이상한 행동을 보일 때 각별히 신경 쓰는 게 마치 아기 돌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특수학생에게 문제행동(공격행동)이 보였을 때, 초등학교 때 고치지 않으면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학생의 미래를 위해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힘듦과 어려움 속에서도 ‘초등 특수교사’가 되겠다고 한 그녀의 목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불편하지만 불편하다고 피하는 성격이 아닌, 그들을 더 알아가고 싶고, 어렵지만 자신의 강점을 발휘해 잘 해낼 수 있다”고 그녀는 자신의 꿈에 대해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허지인 씨가 미래에 특수교사가 된다면 자신의 포부는 무엇일까? 그녀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것이다. 교사가 수업을 하다보면 공개수업과 같은 보여주기 식 수업을 할 때가 많은데 “어른의 관점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닌, 학생의 입장에서 장애학생들이 두 자리 덧셈을 배우는 것보다 학생이 스스로 세수를 하고 양치하는, 학생이 진짜 필요로 하는 수업을 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허지인 씨는 말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장애학생을 바라보는 사회인식을 올바르게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싶다고 허 씨는 말했다. “단순히 학교에서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만날 때도 장애 인식 개선에 대해 편하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자 목표다.

그녀에게 교육은 “특별한 사명보다 기본적인 역량을 중요시 할 때, 사회와 개인이 조화를 이루는 원만한 사회가 될 것”이라며 “독특한, 특색 있는 교육관은 앞으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면서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특수교육이 이루어지는 형태의 학급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특수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 일반학교에서 통합학급이나 특수학급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다. 특수학교에는 유초중고가 모두 설치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반학교는 특수학급이 설치된 경우도 있고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특수학급은 보통 한 학교에 하나 정도 있지만, 많게는 두세 개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특수교사는 모든 학교에 배치되어 있지 않고, 일반학교의 경우 특수학급이 있는 경우에만 특수교사가 배치된다.

장애학생들은 집 근처 어느 학교라도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게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집 근처에 설치된 특수학교가 없거나 특수학급이 학생에게 맞는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집 근처로 통학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특수학교와 특수교사를 늘리려는 노력이 교육부에서 이뤄지고 있다.

2019년 교육부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특수학교는 177곳, 학급 수는 4843명, 학생 수 2만6084명, 교원 수 874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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