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젠 생활 속 거리두기 코로나 공포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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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젠 생활 속 거리두기 코로나 공포 이겨낼 수 있을까.
  • 취재기자 안시현
  • 승인 2020.05.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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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클럽 사태 등 발생 사회적 거리두기 이어 생활속 거리두기 불안감 줘

“우리는 이제 코로나 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지난 13일, 정세균 총리가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한 말이다. 전문가들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것을 전망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친 국민들은 일상이 고프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일상은 예전과는 다를 것이다. 이제는 코로나 이전과 다르게, 새로운 생활형태가 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넘어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 아니라,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새로운 일상의 형태가 생겼다.

생활 속 거리두기란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캠페인을 말한다. 크게 다섯 가지의 수칙으로 이뤄진 이 캠페인은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비교적으로 완화된 수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3월 22일부터 시행돼 5월 5일까지 이어졌다.

4월 22일 정부가 공개한 생활 속 거리두기 기본지침이다. 핵심 수칙을 전달하고 있다(사진: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캡처).
4월 22일 정부가 공개한 생활 속 거리두기 기본지침이다. 핵심 수칙을 전달하고 있다(사진: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캡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국민들은 기쁨을 품었지만 동시에 우려를 말끔히 지울 수는 없었다. 또다시 31번 확진자와 같은 슈퍼전파자가 나올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또, 이 두려움은 그 슈퍼전파자가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커진다. 슈퍼전파자란 2003년 사스 사태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다수의 개인에게 질병을 퍼뜨리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계속 미뤄지는 등교개학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 깊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교육부는 4일 고3을 선두로 13일부터 순차적으로 등교개학 할 것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또다시 등교 개학 날짜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다. 이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다영(18, 충남 서산시) 학생은 “등교개학을 하더라도 교실 안에서 20명이 1m 정도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이 안돼서 개학해도 조금 걱정된다”며 “혹시나 반 친구 중에 확진자가 있다면 그 아이의 학교생활은 누가 책임져주나”하고 말했다.

학업뿐만 아니라 인기 스포츠 종목도 계속해서 밀리는 개막 일자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개막이 이루어진 가운데, KBO리그는 사상 최초로 ‘관중 없는 개막식’을 열었다. 이에 미국의 ESPN과 일본의 SPOZONE은 KBO리그를 중계하면서 한국 야구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미국에서는 한국 야구의 ‘배트 플립(타자가 공을 타격한 후 방망이를 던지는 행위)’ 에 주목했다. KBO리그 측에서는 점진적으로 관중 수를 늘려가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스포츠 관중석에서의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으로 개인 응원 용품 지참과 장내 음식물 섭취 자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경기 중 침 뱉기 자제, 씹는 담배 등이 금지된다.

많은 사람이 경유하는 휴게소도 모든 테이블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 일행일지라도 침이 서로에게 튀는 일을 막기 위함이다. 찌개 하나를 두고 가족 모두가 나누어 먹던 과거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여행객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비닐 칸막이가 쳐진 식탁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여행객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비닐 칸막이가 쳐진 식탁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총선 때 유권자들의 확진자 수가 0명이었다는 쾌거를 이룬 후, 사회적 거리두기란 족쇄는 살짝 느슨해졌다. 풀린 따뜻한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공원에 나선 시민들이 제법 많다. 슈퍼전파의 무서움을 유념해서 생활 속 거리두기의 수칙을 따른다면, 소풍도 운동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생활 속 거리두기는 코로나 이전의 우리의 일상과 어떻게 다를까.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라 하면 아픈 것은 참고 견디는 것이 우리 사회의 암묵적인 규칙이었다. 미열과 두통, 기침 정도로 직장이나 학교를 쉴 수 없었다. 또한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의 개인위생 용품이 지금처럼 불티나게 팔리지 않았다. 음식점에서의 풍경은 어떤가. 찌개음식을 먹을 때도 한 음식에 여러 사람의 숟가락을 담그곤 했던 것이 원래 우리가 지내온 일상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코로나 전의 일상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이를 미루어 보면, 코로나 후의 우리가 찾게 될 일상이란 아마도 전의 일상의 반대일 것이다. 아프면 직장과 학교를 쉬는 것, 음식은 개인접시에 덜어서 먹는 것, 손씻기의 습관화 등이 생활 속에 스며드는 것들이 그 예다.

세간에서는 BC(Before Corona), AC(After Corona)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충분히 바꿔놓았다.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개개인이 일거수일투족을 조심해야 잠잠해질까말까 하다. 정부가 내놓은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에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무력감을 느낄 것을 우려해 미디어를 접하는 것을 자제하기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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