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서울 버스-“창문 열고 가동”, 부산 지하철-“종전대로”
코로나19(우한폐렴) 속에서 여름을 맞는 각계의 걱정이 크다. 특히 올여름은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 속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는데 따른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이다. 당장 초여름 날씨를 겪으면서도 에어컨 가동에 따른 정부차원의 지침을 아직 없다. 대형인파 운집시설이나 대중교통수단 등도 제각각 대응방안이 달라 시민들의 혼란이 크다.
올 들어 쏟아져 나온 코로나19 관련 연구들을 보면, 습도가 높은 여름철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소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한편 종식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챦다. 벌써 기상학자들은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를 예측하고 있다. 어디든 에어컨을 켜며 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에어컨 바람에 따른 코로나 감염위험에 대한 걱정 역시 상당하다. 중국 광저우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던 고객이 에어컨에서 나온 강한 바람으로 침방울을 옮겨 감염에 이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에어컨을 등진 고객은 감염되자 않고, 에어컨을 마주한 고객은 확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정부나 공공기관들의 대응은 제각각이다. 순차적 등교를 준비하던 교육부는 ‘등교 개학 시 지켜야 할 수칙'으로 학교에서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공기순환에 따른 코로나 전파 위험 때문이다. 교육부는 최근 학부모들의 ’무더위 걱정‘에 따른 의견을 반영, 다시, "학교에서 에어컨을 틀어도 되지만 창문 3분의 1 이상을 열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부산도시철도를 운영하는 부산교통공사는 현재 에어컨 가동 시스템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지하철은 평균적으로 다음 역에 도착할 때까지 약 2분 정도가 걸린다. 이때 승객들의 승하차를 위해 문을 열고 닫는데, 이를 통해 환기를 하기 때문에 에어컨 가동을 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마스크를 써서 덥다고 말하는 승객이 많아 에어컨 작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버스의 ‘개문냉방(開門冷房)’ 운행을 허용하는 여름철 냉방 운행 지침을 최근 각 운수사에 공지했다. 에어컨을 틀더라도 차고지에서 출발할 때 창문을 열고 출발하라는 취지다. 그 동안 버스가 창문을 연 채 에어컨을 켜고 운행하는 것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금지사항이었지만, 코로나 확산세를 막기 위해 이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부산 해운대의 파라다이스 호텔은 따로 대책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라다이스 호텔 측은 요즘 에어컨을 틀고 있으나, 따로 지침이 없어 예전과 다름없이 평소대로 에어컨을 작동시키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부산시청은 최대한 에어컨을 늦게 가동할 예정이다. 만약 에어컨을 가동하게 된다면 수시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할 방침이다. 부산시청은 중앙 냉방장치를 작동시키고 있어 해당 장치를 통해서 외부 공기를 집어넣거나 내부 공기를 밖으로 뺄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을 틀 게 된다면 이런 시스템이 있어 창문이 닫혀 있어도 환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환기를 자주 하면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방안을 말씀드릴 수 있다"며 "현재 에어컨 사용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