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속 늘어난 일회용품 사용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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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속 늘어난 일회용품 사용 '딜레마'
  • 취재기자 손다은
  • 승인 2020.04.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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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격리 지침속 불가피한 선택 불구, 환경문제 야기
정부의 제한적 사용지침 등 중장기적 대비책 마련 필요

코로나19로 개인의 위생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일회용품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일회용품 사용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환경문제를 감안해 정부의 제한적 사용지침 등 중장기적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제21대 총선 투표일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투표소. 선거에 사용된 후 버려진 일회용 비닐장갑 뭉치이다(사진 : 더 팩트 제공).
제21대 총선 투표일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투표소. 선거에 사용된 후 버려진 일회용 비닐장갑 뭉치이다(사진 : 더 팩트 제공).

지난 15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총선 투표소에는 비닐장갑이 등장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1만 4,330곳의 투표소에 일회용 비닐장갑과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이를 놓고 투표에 사용된 일회용 비닐장갑이 환경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과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와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회용 비닐장갑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개인 장갑을 준비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방역 지침을 어기면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주부 최진화(22, 부산시 북구) 씨는 “일회용 비닐장갑의 사용은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상황에선 환경문제보다 코로나가 더 큰 문제다. 코로나의 확산을 막으며 안전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일부 카페에서는 매장 내 일회용 컵의 사용이 금지되었고, 플라스틱 빨대가 아닌 종이 빨대를 자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이 커지자 지난 2월 말부터 전국 식당과 카페 등의 일회용품 사용규제가 크게 완화되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경계 이상의 경보가 발령되면 지자체에서 자율적으로 일회용품 사용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일회용품 사용규제의 완화를 알리는 환경부 포스터(사진 : 환경부 페이스북).
일회용품 사용규제의 완화를 알리는 환경부 포스터(사진 : 환경부 페이스북).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느슨해진 것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대학생 허태은(22, 부산시 북구) 씨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 후 주변의 많은 사람이 일회용품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다시 일회용품을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습관이 생겨 걱정이다”고 말했다.

일회용품 사용규제 완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카페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대부분 카페는 매장 내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테이크 아웃을 할 때는 텀블러 사용을 유도하는 등 일회용 컵의 사용을 자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엔젤리너스에서 일하는 대학생 박수빈(22, 부산시 북구) 씨는 “다회용 컵을 제공하고 싶어도 코로나 전염 위험성 때문에 손님들이 꺼려 한다. 그래서 지금은 매장 내에서도 대부분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달음식과 택배로 인한 일회용품의 사용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는 지금, 배달음식과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배달음식이 포장되는 용기와 수저 대부분이 일회용품으로 구성돼 있고, 택배에서 발생하는 일회용품도 적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조 9,618억 원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4.5% 증가했다. 비대면 소비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대학생 이경남(22, 부산시 북구) 씨는 “코로나로 인해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보다 배달시키는 손님이 훨씬 많아졌다”며 “배달에 사용되는 용기는 전부 플라스틱 용기라 일회용품의 사용도 확연히 늘었다”고 말했다.

늘어난 생활폐기물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촉구하는 환경부 포스터(사진 : 환경부 페이스북).
늘어난 생활폐기물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촉구하는 환경부 포스터(사진:환경부 페이스북).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도 발생 이전의 세상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분석이 있다. 앞으로 국민은 개인위생과 건강에 더 철저해질 것이고, 그에 따라 일회용품의 사용량도 늘 것이다. 최진화 씨는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새로운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 씨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일상화에 대비하여 환경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 돈이 더 들더라도 친환경 일회용품을 더 개발하고 사용을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수빈 씨는 다회용품의 사용을 사회적으로 권장하는 분위기가 다시 일어났으면 한다고 말한다. 박 씨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 컵 사용도 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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