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화폐 ‘동백전’ 사용자 50만 명 돌파..캐시백 10%의 즐거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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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화폐 ‘동백전’ 사용자 50만 명 돌파..캐시백 10%의 즐거움까지
  • 취재기자 손다은
  • 승인 2020.04.1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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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화폐 시행 3개월째, 부산 시민들에 상당한 인기
가맹점 확충은 과제...중장년층 위한 배려도 필요

부산 지역 화폐인 ‘동백전’은 발행 3개월 만에 가입자 수 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동백전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산시가 발행하고 부산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전자상품권이다. 부산시 소상공인, 시민, 전통시장이 함께(同, 동) 상생 협력하여 소비의 선순환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로 100(백)가지 행복과 즐거움을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인기를 얻은 만큼 문제점들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부산시민이 선택한 동백전, 지속가능한 지역화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동백전은 장점은 우선 사용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동백전’을 통해 회원 가입을 하거나 부산, 하나 은행을 직접 방문해 신청하면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전자상품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동백전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하고, 돈을 충전하는 등 기능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부산지역 화폐인 ‘동백전’ 카드. 하나은행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사진 : 손다은).
부산지역 화폐인 ‘동백전’ 카드. 하나은행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사진 : 취재기자 손다은).

동백전의 인기 비결은 ‘캐시백’이다. 동백전은 결제금액의 10%를 돌려주는 프로모션을 4월까지 진행한다.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도 6%라는 적지 않은 캐시백 혜택이 존재한다. 또한, 적립된 캐시백은 다음 결제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대학생 이재연(22, 부산시 북구) 씨는 “결제금액의 10%나 돌려준다니 발급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 캐시백이 6%로 줄어들지만, 그래도 다른 카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캐시백 받은 금액을 앱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돈을 모으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동백전은 발급받는 과정이 쉽다. 동백전 앱을 깔고 회원가입만 하면 바로 발급 가능하다. 또 새로운 계좌를 개설할 필요 없이 원래 사용하던 계좌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동백전은 이 모든 과정을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해결 가능하다는 편리함이 존재한다. 고등학생 손유찬(19, 부산시 북구) 군은 “이전에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은행에 방문해 계좌를 개설해야 해서 불편함을 느꼈다”며 “하지만 동백전 카드를 발급받는 것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백전 애플리케이션. 동백전은 스마트폰을 통해 충전부터 캐시백 금액까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사진 : 동백전 앱 캡처).
동백전 애플리케이션. 동백전은 스마트폰을 통해 충전부터 캐시백 금액까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사진 : 동백전 앱 캡처).

이 같은 편리함으로 동백전을 사용하는 부산 시민은 나날이 늘고 있다. 4월에는 일부 택시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동백전이 대부분 택시에서 사용 가능하게 바뀌었고, 부산은행에서도 동백전 카드를 출시 예정이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최민하(49, 부산시 북구) 씨는 앞으로 동백전을 사용하는 사람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또 “동백전이 처음 발행됐을 때만 해도 우리 가게에서 동백전을 사용한 손님은 일주일에 1명 정도일 만큼 사용자가 적었던 것 같다. 근데 SNS상에서 동백전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제는 동백전을 사용하는 손님 수가 확연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백전을 꾸준히 사용한 사람들에게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동백전을 사용할 곳이 한정적이다는 것. 동백전은 부산 지역 내에서 사용 가능한 전자상품권이지만, 부산 내에서도 결제가 안 되는 곳이 많다. 백화점부터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일부 프렌차이즈 직영점 등 소비의 대부분이 이뤄지는 곳에서 결제는 불가능하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부산 내에서 사용할 만한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 손유찬 군은 동백전을 발급받고 사용한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손 군은 “얼마전 친구와 광안리에 놀러 갔는데 방문했던 음식점과 카페에서 동백전을 사용할 수 없었다”며 “동백전을 발급받은지 2개월 정도 됐지만 돌려받은 캐시백은 겨우 50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재연 씨도 “온라인 쇼핑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동백전을 발급받고도 쓸 일이 많이 없다. 코로나로 인해 외출도 자제해야 하는 지금, 밖을 나가지 않으면 동백전을 쓸 수가 없어 불편하다”고 전했다.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 동백전의 기능이 장노년층은 배려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동백전 앱을 사용해 충전부터 캐시백 금액까지 확인할 수 있는 동백전은 젊은 층 사이에선 편리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부 스마트폰 앱에 익숙지 않은 연령대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최정홍(75, 부산시 연제구) 씨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는 것이 어려워 동백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정홍 씨는 “동백전의 캐시백이 높아 사용하고 싶지만, 스마트폰 앱을 사용한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다”며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은 노년층은 동백전을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동백전은 사용자 수가 급증한 만큼 서버 이용이 먹통이 되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었다. 지난해 출시된 동백전은 올해 1월 23일과 지난달 30일, 지난 3일에 걸쳐 총 3차례 오류를 일으켰다. 45분간 결제가 지연되는가 하면 앱 접속 장애와 카드 결제 지연 등의 불편함을 야기했다.

부산은행은 동백전의 서버 오류를 염려해 지난 6일 출시 예정이던 동백전 카드 발행을 13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재연 씨는 동백전의 오류로 인해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동백전 카드로 결제하려고 했는데 결제 오류로 인해 물건을 구매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동백전 가입자 수가 더 늘어날 텐데 이런 일이 더 자주 발생할까 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동백전의 캐시백 10% 프로모션은 4월로 끝난다. 동백전을 발급받은 사람의 대부분은 캐시백 혜택을 받기 위해 동백전을 사용한다. 그런데 일부에선 ‘캐시백 10% 프로모션이 끝나도 동백전을 꾸준히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동백전이 지금까지 사용되면서 여러 불편한 점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남가령(22, 부산시 북구) 씨는 4월이 지나면 동백전을 사용하는 일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물론 동백전은 편리하고, 캐시백 혜택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캐시백이 줄어들고 나면 동백전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동백전을 3개월 정도 사용했는데 캐시백을 제외하곤 아직 꾸준히 사용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동백전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엔 뭐가 있을까? 시민들은 동백전을 지역 공공 배달 앱과 연계해서 사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최근 ‘배달의 민족’의 수수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각 도, 시 자체에서 공공배달 앱을 운영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동백전을 공공배달 앱과 연계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두 기능이 연계된다면 소비자는 물론 소상공인에게도 기대할 만한 소식이다. 이재연 씨는 동백전과 공공배달 앱을 연계하면 동백전의 이용자 수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연 씨는 “날이 갈수록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사람의 수는 늘고 있다. 이 말은 배달 앱을 사용하는 사람의 수도 계속 늘어난다는 뜻이다. 동백전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공배달 앱과 연계하여 사용의 폭을 늘리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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