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이버 강의 불만... 사후에라도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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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사이버 강의 불만... 사후에라도 대책이 필요하다
  • 쥐재기자 김해영
  • 승인 2020.04.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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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 코로나19로 계속 연장하면서 학생들 불만도 늘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의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인 ‘사이버 강의’를 계속 연장하자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각 대학들의 비대면 수업인 사이버 강의가 계속 연장되고 있다(사잔: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코로나19로 각 대학들의 비대면 수업인 사이버 강의가 계속 연장되고 있다(사잔: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경성대학교는 지난 3월 16일부터 사이버 강의가 시작했고 코로나가 진정될 때까지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도 1학기 전부를 사이버 강의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경성대학교 사이버 강의 방식은 실시간 강의인 ZOOM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18학번 조봉선(22, 경남 창원시) 씨는 “사이버 강의가 부분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점도 있지만, 그 장점에 비해 단점이나 불만스러운 점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씨는 “교수님들도 사이버 강의를 처음 실행하는 것이라 그런지 아직은 어수선하다. 프로그램 오류도 자주 나서 수업의 집중도를 떨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시간 화상 강의때 당황스러운 경험도 했다. 조 씨는 “어떤 학생이 음소거한 것을 까먹었는지 실시간으로 그 학생이 욕하는 걸 들어서 교수님도 당황한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의대학교는 지난 3월 9일부터 사이버 강의를 시작했다. 동의대의 사이버 강의 진행방식은 주로 화면에  PPT를 띄우고 교수의 목소리만 나오는 녹화방식의 수업이다.

동의대 바이오응용공학부 20학번 고은주(20, 부산시 사상구) 씨는 “몇몇 교수님들이 PPT 필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수업이 좀처럼 매끄럽지 않게 진행됐다. 또, 다른 학교처럼 출석 시간을 채우는 게 아닌, 과제로 출석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매주 출석 인증을 받기 위해서 과제 폭탄을 받고 있다. 그게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매주 과제 제출해서 출석체크하는 방식이 아니라 강의를 들은 시간을 확인해서 출석 인정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가에서 사이버 강의에 따른 과제가 많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대학가에서 사이버 강의에 따른 과제가 많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동아대학교는 지난 3월 16일부터 사이버 강의가 시작됐고 4월 20일부터 대면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동아대의 사이버 강의 진행방식은 3주 차까지는 녹화 강의였고 4주 차부터는 강좌에 따라서 실시간 강의 및 녹화 강의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박모 씨는 “큰 불만은 없지만 소소한 개선사항은 있다. 배속 버튼이 있었으면 좋겠다. 교수님마다 말하는 속도가 달라서 어느 교수님의 수업은 느려서 답답하고 또 어떤 교수님은 너무 빨라서 못 듣는 경우가 많아 다시 들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빠르기를 조절하는 배속 버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이버 강의는 무엇보다 실기 위주의 학과 학생들의 불만이 더 많았다.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에 다니는 19학번 이 모(21, 서울시 은평구) 씨는 교수와의 의사소통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교수님들이 우리의 의견을 묻지 않고 실기 위주의 수업을 다 사이버 강의로 바꾼 것부터 불만이 많았는데, 수업을 영상으로 인증하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영상으로 인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악기의 소리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교수님과의 소통도 잘 안 돼서 답답하다”고 털어놓았다.

강의의 질이 낮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이 씨는 “아무래도 영상으로만 소통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을 수가 없다. 내가 잘하고 있나, 못 하고 있나에 대한 자각이 없다. 또 합주 강의는 아예 진행이 안 된다. 이에 대한 피드백도 없어서 학생들만 답답한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사이버 강의가 계속되자 등록금 일부 반환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나오고 있다. 조봉선 씨는 “등록금이라는 게 우리가 학교 시설을 이용하면서 드는 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인데, 지금 대부분 학생이 학교 시설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 왜 똑같은 등록금을 내야 하나"라면서 “사이버 강의로 대체된 만큼 학교에서 등록금을 차감하거나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사일정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사이버 강의를 대면 수업으로 전환하고, 부족한 수업은 보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강의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낮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비대면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데엔 학생들도 동의한다. 한 대학생은 “사이버 강의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아직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비대면 강의를 시작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섣불리 대면 강의를 진행했다가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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