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짓눌린 2020년 자체가 만우절처럼 거짓말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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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짓눌린 2020년 자체가 만우절처럼 거짓말이었으면
  • 울산시 중구 김현정
  • 승인 2020.04.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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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면 통제된 여의도 벚꽃길(사진: 더 팩트 제공).
코로나19로 전면 통제된 여의도 벚꽃길(사진: 더 팩트 제공).

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만개하고, 벚꽃이 활짝 폈다. 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평소라면 벚꽃 명소라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던 곳엔 사람이 없어 한산해졌고, 특히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벚꽃축제로 매년 열리던 진해 군항제는 전면 취소됐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줬던 봄을 코로나19에 빼앗겨버린 것이다.

매년 이맘때쯤엔 너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은 친구들과 함께 벚꽃 앞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하지만 이번 봄은 조금 다르다. 벚꽃 앞에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찍어준 사진보다는 길을 걷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벚꽃을 찍은 사진이 더 많이 올라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친구들과 꽃놀이를 즐기는 사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꽃놀이를 즐기지 못해 아쉬운 마음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핀 벚꽃이라도 개인별로 찍어 올리게 된 것이다.

작년 4월 1일에는 만우절을 맞아 친구들과 옛 고등학교의 교복을 입고 벚꽃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고등학생 시절을 추억하곤 했다. 그 당시에 나는 “우리 매년 4월 1일이 되면 다시 교복 입고 벚꽃 앞에서 사진 찍자!”하고 친구들과 약속했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이런 나와 친구들의 우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 약속을 깨버렸다. 요즘 친구들과 나는 각자 집 앞에 있는 꽃 앞에서 셀카를 찍고 공유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밖에도 못 나가고 친구도 못 만나게 됐다. 친구들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이 언제가 될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돌아보면 또 돌아보고 싶을 만큼 즐거웠던 추억을 만들 시간이 사라져버리는 것 같아 속상하다. 사람들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길 바란다. 많은 기업에서도 거리 두는 로고를 사용하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사람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권유하고 있다. 우리 모두 함께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 힘이 난다.

올해의 4분의 1이 지난 지금, 그저 2020년이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사람들이 방심하고 점점 외출하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 같아 걱정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사람들이 방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이 재난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그때를 기억하자.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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