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비대면 수업 무기한 연장...본가에 머무는 자취생 월세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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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비대면 수업 무기한 연장...본가에 머무는 자취생 월세는 어쩌나?
  • 울산시 북구 김유경
  • 승인 2020.04.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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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앞에 붙은 원룸 전단지(사진: 더 팩트 제공).
대학가 앞에 붙은 원룸 전단지(사진: 더 팩트 제공).

코로나19가 일상을 위협하며 지속되면서 대부분 대학교는 이번 학기 내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거나 대면 수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하지만 대면 수업이 계속되면서 타지에 방을 얻어 혼자 사는 자취생’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있다.

자취를 시작하면 전기세, 수도세와 같은 여러 공과금 외에도 임대인에게 매달 월세를 낸다. 월세는 내가 방에 머무는 날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내야 한다. 다시 말해 방학을 보내는 동안 본가에 가서 방을 비웠어도 계약 기간이기 때문에 월세는 줄어들지 않는다. 자취생 본인의 의지로 방을 비운 경우는 당연히 월세를 내야겠지만 요즘처럼 전염병으로 인해 몇 달을 학교에 못 가는 상황에서 자취생과 그 부모에겐 임대표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자취생 중에는 자취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 있을 테고, 이번에 처음으로 혼자 살 예정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 친구는 이제 막 자취를 시작하는 경우인데, 아직 자취방에서 하루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친구는 자취방에 가보려 해도 부모님이 위험하다며 본가에 있으라 하시고, 자신도 아직 어딜 다니기엔 무섭다고 했다. 하지만 짐도 다 갖다 놓고 신나는 마음으로 자취 생활을 만끽하려 했는데 언제쯤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친구는 하루도 안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월세는 그냥 줘야 하는 상황이어서, 마음 같아선 계약을 취소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자취방에 있는 짐을 빼기에도 난감한 건 마찬가지다. 나 같은 경우 자취 생활을 위해 처음 챙긴 짐만 해도 중형차에 가득 찼었다. 음식이나 세세한 것들은 근처에 가서 사자고 했음에도 가전제품이나 식기처럼 큰 짐들이 많아서 나르는데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여기에 1년 넘게 살면서 산 것들도 있으니 지금 모든 짐을 다 챙겨서 옮기려 하면 이젠 이삿짐센터에 연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막상 본가로 옮기자니 다음 학기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망설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자취생은 월세가 아깝더라도 무턱대고 짐을 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라고 해서 임대인이 월세를 감면해줄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상황에 기대 모두가 ‘착한 임대인’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임대인에겐 이것이 생계 수단일 수 있고 어쩌면 돈을 받는 게 당연한 이치기 때문에 그들에게 이상적인 임대인의 모습을 무조건 요구해선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힘든 환경이고, 대면 수업을 연기하는 만큼 몇 달 치 월세를 그냥 줘야 할 상황이므로, 임대인과 임차인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며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 있는 사람이 당연히 내놓는 게 아니라 서로 한 걸음씩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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