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 교수, 유튜브채널 ‘성경 읽어주는...’을 시작하다
상태바
언론학 교수, 유튜브채널 ‘성경 읽어주는...’을 시작하다
  • 취재기자 이예진
  • 승인 2020.04.03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경성대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초빙교수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의 유튜브 채널 '성경읽어주는 가비' 사진이다(사진: '성경읽어주는 가비' 유튜브 영상 캡처)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의 유튜브 채널 '성경읽어주는 가비' 사진이다(사진: '성경읽어주는 가비' 유튜브 영상 캡처)

가히 ‘유튜브 전성시대’다.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되고, 모든 일상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온 국민의 스마트폰화라 할 수 있는 시대다. 그 동영상 대세 흐름 속에서, 한 언론학 전공 교수가 성경 읽어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채널 이름은 ‘성경 읽어주는 가비’.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 얘기다.

‘성경 읽어주는 가비’에서 ‘가비’란 가브리엘라의 줄임말로, 박 교수의 세례명이다. 마리아에게 수태의 기쁜 소식을 전한 대천사(천사 중 특별한 사명을 가진 천사)의 이름이 가브리엘이고 가브리엘라는 가브리엘의 여성명이다. 채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박 교수는 가톨릭 신자다.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의 유튜브 채널 '성경읽어주는 가비' 사진이다(사진: '성경읽어주는 가비' 유튜브 영상 캡처)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의 유튜브 채널 '성경읽어주는 가비' 사진이다(사진: '성경읽어주는 가비' 유튜브 영상 캡처)

Q. 유튜브 채널 ‘성경 읽어주는 가비’, 왜 개설했나?

“유튜브 채널 운영은 오래전부터 머릿속에서만 생각하고 있던 아이템이다. 특히, 성경 통독, 해설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코로나19의 확산을 계기로 지금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결행했다.”

요즘 너나 할 것 없이 코로나19 때문에 몸과 마음이 여유롭지 않은 시절이다. 특히 가톨릭 신자의 경우 미사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을 겪고 있다. 특히 한국 천주교회 236년 역사상 첫 미사 중단이다 보니 다들 혼란스럽기도 할 터다.

심적인 공허함 등도 생겨날 때 하느님 말씀이 담긴 성경을 한 장 한 장 읽어 가다보면 몸과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지 않을까? 박 교수의 생각이었다. 성경을 혼자 읽기보다 다른 사람(가톨릭 신자이든 비신자이든)과 함께 읽으면 끝까지 읽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도 있었고.. 여기서 미사(Missa)는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를 말하며, 미사(Missa)라는 라틴어를 옮긴 것이다.

Q. 그렇다면 박 교수께 성경은 어떤 의미인가?

“질문이 참 어려운데, 나에게 있어 성경이란 나침반이라고 생각한다. 나침반은 방향을 제시하여 나의 목적지를 향해 바르게 걸어갈 수 있도록 해 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렇게 성경은 나를 가톨릭 신자로서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한 구성원으로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줬다. 또한 성경은 나에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이 먼저’라고 가르쳐 주고 있다”

Q. 왜 유튜브를 통해 성경 읽어주는 일을 시작하게 됐나

“그 시대의 흐름을 따랐다. 요즘의 대세는 유튜브이기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택했다. 오늘날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되고, 모든 일상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다. 5G 이동통신은 기존의 TV에서 모바일로,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 행태를 180도 바꿔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대세로 떠올랐고, 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기보다 그 흐름에 걸음을 맞춰 가기 위하여 유튜브 채널을 선택한 것이다. 유투브가 접근성이 높다는 점, 남녀노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는 생각도 한 몫 했다”

Q. 이런 과정을 통해 느끼는 것이 있는가

“느끼는 점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그러나 일단 열심히 들어주고 그 아래 댓글로 응원해 주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성경 읽어주는 가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지 일주일이 안됐지만 감사한 마음이 똬리를 틀고 있다.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만약에 감사’이다. 만약에 유튜브 채널을 만들지 않았다면 낯익은 또는 낯선 사람들과의 인연은 제자리걸음이었을 것이다. 기존 인연의 돈독해짐에 대한 감사와 새로운 인연에의 감사가 켜켜이 쌓이고 있다.

두 번째는 ‘때문에 감사’이다. 성경 읽어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는데, ‘구독과 좋아요’를 만약에 아무도 눌러주지 않으면 서운했을지도 모른다. 구독과 좋아요를 누르는 것뿐만 아니라 응원의 메시지도 함께 보내주셔 감사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는 ‘그럼에도 감사’이다. 초보 유튜브 크리에이터임에도 응원을 아끼지 않는 구독자들이 있어 감사하다”

Q. 유튜브를 통해 성경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이라도?

“내 얘기를 풀어나가는 개인 방송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 담겨진 성경을 읽어가는 것이기에 조금의 부담감은 있다. 하지만 힘든 시기에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가 되고 미래를 향해 걸어갈 수 있는 작은 의지가 된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 크다”

Q. 하는 일이 온라인 종교활동의 일종일 듯 하다. 이 같은 온라인 예배나 온라인 종교 활동을 통해 어떤 효과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경 읽기를 유튜브라는 공간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톨릭 신자는 누구나 성경통독 또는 성경필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곤 하고 비신자 또한 세계적인 스테디셀러인 성경에 대한 관심을 피력하기도 한다. 어떤 구독자는 비신자이지만 성경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면서 같이 읽어 가면 끝까지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사 무기한 연기 등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TV를 통한 미사,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미사 등을 통해 교우들의 신앙생활을 독려하고 있어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현재 언론에서 자가격리 조치를 따르지 않는 교회나 교인들에 대한 보도가 많은데 이것에 대한 생각은?

“먼저 교회는 외형적인 건물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종교계가 예배와 미사, 예불 등 신도들이 직접 모여서 하는 종교 행사를 무기한 연기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신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개신교회에선 가정 예배가 아닌 교회 건물에 모여서 하는 대규모 예배를 고집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교회는 외형적인 건물이 아니다.

‘나’, ‘가정’, ‘소공동체’ 등을 가리킬 수 있다. 예배의 참된 의미는 교회 건물 안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힘들어 하고 있는 세상에서 고통받는 내 이웃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진정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Q. 온라인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온라인 예배 활동을 하기 힘들 수 있는데 대응방법이 있을까

“가톨릭 교회는 소공동체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기도 한다. 소공동체의 리더인 구역반장이 연세 드신 분들과의 소통을 통해 신앙생활의 협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천주교 부산교구의 경우, 교구 선교사목국에서 발행하는 <함께>라는 소공동체 책자를 통해 이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Q. 앞으로 언제까지 유튜브 활동을 할 생각인가

“신구약 성경을 통독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몇 년 전 교구 성서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성서40주간을 통해 신구약을 완독하기는 했었지만 많은 아쉬움이 남아 ‘다 함께 성경 읽기’를 시작한 것이다. 창세기에서부터 요한묵시록까지 신구약성경을 끝까지 읽고 싶다. 중단된 미사가 재개가 되더라도 ‘성경 읽어주는 가비’는 계속 할 것이다”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의 모습(사진: 박시현 교수 제공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의 모습(사진: 박시현 교수 제공

Q. 온라인을 통한 예배가 오프라인을 통한 예배보다 나은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느 것이 낫다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상황에 따라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는 부모님과 집에서 TV를 통한 미사를 드릴 때 편안한 차림이라는 것이 좋다.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갈 때의 정장 차림과 집에서의 모습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많은 교우들이 오프라인 미사를 드리지 못해 아쉬워하면서도 가족과 신앙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가톨릭 종교방송의 시청률도 많이 오르고 있다. 한 신문에서 가톨릭 종교방송의 시청률은 평소 4∼5배, 유튜브 방송 조회수는 3배 가깝게 올랐다는 내용을 봤다. 부산교구의 경우 교구 홈페이지를 통해 교구장 주교님과 총대리 신부께서 집전하는 미사를 계속 중계하고 있어 신자들의 호응이 높다”

Q. 유튜브 채널을 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먼저 성경 읽어주는 가비를 구독해 주고 ‘좋아요’를 눌러주는 분들께 감사하다. 초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는 내게는 꿈이 있다. 그리고 내가 이 꿈을 이루면 이 꿈은 다른 누군가의 꿈이 된다고 생각한다. 각자 한사람의 꿈은 그냥 단순한 꿈으로 남지만 모두가 같은 꿈을 꾼다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읽고 올해 모두의 ‘꿈’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Q. 현재 상황으로서 교구가 해야 할 일이나 방향성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천주교 교회의 평범한 신자인 내가 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굳이 답을 하자면 가톨릭 교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정부의 시책에 잘 따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구가 올바른 방향을 잡고 있다고 믿고 있고 나도 교구의 방침에 충실히 따르는 착한 신자로 살고 싶다”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의 모습(사진: 박시현 교수 제공)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시현 교수의 모습(사진: 박시현 교수 제공)

박시현 교수의 유튜브 ‘성경 읽어주는 가비’는 현재 창세기 5장까지의 영상이 나온 상태다. 그가 이 성경읽어주기 작업을 시작한 동기며 목표를 새긴다면, 아마도 그의 작업 ‘성경 읽기’는 오래도록 계속될 것 같다. 이 작업을 계속하며 그가 궁극적으로 얻으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도 참 궁금한 부분이긴 하다.

약력

1995~2005년,
현 KNN 전신인 PSB 아나운서 재직

2006년부터 3년간
부산 MBC MC
2012~2017년,서경방송 MC
2014~2018년, 부산가톨릭 평화방송(PBCBS) MC 역임
그외
부산지역 음악회와 국제행사 mc 다수
2006~현재,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초빙 교수

 

성경읽어주는 가비 유튜브 채널

https://url.kr/oMwRTN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