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삶에 새로운 가치관을 각인시킨 명화 ‘작은 아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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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삶에 새로운 가치관을 각인시킨 명화 ‘작은 아씨들’
  • 경남 양산시 구도연
  • 승인 2020.03.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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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은 아씨들'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캡처).
영화 '작은 아씨들' 포스터(사진: 네이버 영화 캡처).

어린 시절 책으로만 봐 왔던 <작은 아씨들>이 영화로 돌아왔다. 올해 2월 개봉한 <작은 아씨들>은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배우의 꿈을 가진 첫째 메그, 작가가 되고 싶은 둘째 조, 음악가가 되고 싶은 셋째 베스, 화가가 되고 싶은 막내 에이미가 주인공 네 자매다.

이 중 영화는 둘째 조가 주인공이 되어 진행된다. 어릴 적 작가의 꿈을 키워가던 조는 어른이 되어 뉴욕으로 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자신의 글을 자신이 아닌 친구가 쓴 것이라며 신문사에 알리는 등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조는 남자친구인 프리드리히의 글에 대한 현실적인 비평과 성홍열에 걸린 베스의 병세 악화가 계기가 되어 결국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영화는 조가 고향으로 돌아간 뒤 과거를 회상하면서 점점 어른으로 성장하는 네 자매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 <작은 아씨들>은 영화 <해리포터>의 배우로 유명한 ‘엠마 왓슨’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만, 개봉한 뒤에는 영화가 주는 여운과 그 속뜻 덕분에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서 말하는 속뜻은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여성의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으로도 볼 수 있다.

영화 중 조는 이런 말을 한다. “여자들도 마음뿐 아니라 생각이 있고, 영혼도 있고,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야망도 있고, 재능도 있어요. 모든 여자에게 사랑이 전부라고 말하는 게 너무 지겨워요. 하지만... 너무 외로워요.” 결혼을 포기하고 작가의 꿈을 지켜나가던 조가 외로움을 토로해 내는 이 장면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꼭 결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입장에서 내 직업에 대한 경력을 쌓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데, 결혼은 오히려 짐이 된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때로는 평생 함께할 사람 없이 홀로서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외로움이 느껴진다. 또 아직 우리나라는 비혼주의에 대해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한다. 영화와 무려 160년이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비혼에 대한 시각은 여전하기만 하다. 오히려 네 자매 중 가장 먼저 결혼한 메그나 부자와 결혼해야 한다는 고모 말을 듣고 함께 파리로 유학을 간 에이미의 삶이 우리에겐 익숙하다. 이건 아직 우리의 시각이 16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영화 <작은 아씨들> 리뷰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한 댓글에는 “여자는 시집가서 애 낳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 거다“라고 적혀 있었다. 영화 속 조가 한 말처럼 여자도 생각과 재능이 있다. 또 이는 여자에게만 속하는 말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생각과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타인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으며 자신의 능력을 뽐내지 못한다. 위의 댓글을 단 분과 같은 사람들이 <작은 아씨들>을 보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여성을 바라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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