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잇따른 개학연기... 온라인 개학? 9월 학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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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잇따른 개학연기... 온라인 개학? 9월 학기제?
  • 취재기자 이동근
  • 승인 2020.03.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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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등교 개학·온라인 개학 동시 추진”
온라인 개학은 ‘수업 집중도 미지수’ 불안
9월 학기제는 막대한 예산과 시설 필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중·고교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되면서 교육 당사자 모두가 초비상 상태에 빠졌다.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교육부는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경남 김해시의 한 고등학교 정문이 26일 굳게 닫혀있다(사진: 취재기자 이동근).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경남 김해시의 한 고등학교 정문이 28일 굳게 닫혀있다(사진: 취재기자 이동근).

교육부는 지난 25일 보도 자료를 내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상황에 대비해 “원격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을 기존 학교의 수업 일수·시수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미래교육의 기회로 만들어 학습공백의 장기화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격수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경남 김해시의 한 중학교에 근무 중인 교사 최모(34) 씨는 “원격수업은 대면수업에 비해 수업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원격수업은 학생들의 집중도나 자세를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맞벌이부부인 이 모(46, 경남 김해시) 씨는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면 수업에 비해 원격 수업의 교육적 효과가 덜할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권 모(13, 경남 김해시) 군은 “학교에서 대면 수업해도 공부가 잘 안되는데 집에서 원격수업하면 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장 모(17, 경남 김해시) 군은 원격수업에 대해 “컴퓨터 틀어놓고 게임하기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스마트기기가 없거나 온라인 학습 환경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가정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대비해 각 가정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스마트기기 보유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원격 수업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남매를 키우는 권 모(49, 경남 김해시) 씨는 “지금은 효율성보다 융통성이 중요하다”며 “학생들의 목숨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9월 학기제는 초·중·고교와 대학의 신학기를 9월에 시작하는 제도로 국제적 기준에 맞는 9월 학기제를 우리나라도 검토해 충분한 방역기간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3월에 개학하는 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밖에 없다”고 말했다.

9월 학기제가 도입된다면 대부분의 다른 나라와 학기제가 맞춰지면서 국제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고, 긴 여름방학이 해외여행이나 교환학생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1학기와 2학기를 명확하게 나눠 2월 학사일정의 비효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9월 학기제의 장점이다.

그러나 9월 학기제에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다. 한국교육개발연구원의 9월 신학년제 실행 전략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3월 개학을 6개월 앞당긴다면 신입생이 두 배로 늘면서 12년간 약 10조 원이 소요된다. 신입생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교사와 학교시설 역시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일괄적인 학생 수용을 위해 연도별 교육과정의 변화도 필요하고, 수능 등 입시 일정의 변경으로 인해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9월 학기제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김 도지사는 “지금 당장 시행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9월 학기제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갖고 공론화를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사진: 김경수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캡쳐).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9월 학기제에 대해 “충분히 시간을 갖고 공론화를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사진: 김경수 경남도지사 페이스북 캡쳐).

한편 교육부는 늦어도 다음 주 초에 4월 6일 개학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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