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신상공개, '그 놈'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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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신상공개, '그 놈'은 누구인가?
  • 취재기자 이예진
  • 승인 2020.03.24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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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학보사 편집국장 경력... '박사방' 운영 시기에 봉사활동 병행
경찰, 조씨 구속수사 중... 피해자 74명 확인, 현금 1억3천만원 압수
SBS에서 23일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했다(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SBS에서 23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했다(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최근 국민적 분노를 샀던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일명 ‘박사’의 신상이 공개됐다. 23일 SBS는 운영자 박사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이번 사건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성범죄인 동시에 피해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해 공개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박사방 운영자 박사는 조주빈이라는 이름의 25살 청년이다. SBS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8년 대학을 졸업했고, 글쓰기를 좋아해 학내 독후감 대회에서 상을 탄 적도 있고, 학보사에서 활동하며 편집국장을 맡기도 했다. 또 4학기 중 3학기 평균 학점이 4.0을 넘을 정도로 성적이 좋아 장학금도 여러 차례 탔다는 것이다.

SBS는 조 씨의 학보사 동료와 한 인터뷰를 통해, 조 씨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조용한 아이였다고도 밝혔다. 학우들도 조 씨가 학내에서 성 문제 등으로 일탈 행위를 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렇게 평범한 생활을 해왔던 조 씨가 박사방을 운영했던 그 시기에 봉사활동을 병행했다는 주장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그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폭행을 비롯한 각종 가학 행위를 지시하고 촬영해 채팅방에서 돈을 받고 파는 동안에도 다른 쪽에서는 불과 석 달 전까지도 장애인 등을 돕는 봉사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조선일보가 조 씨가 활동했던 봉사단체를 통해 알아본 사실은 조 씨가 이 단체에 처음 방문한 것이 대학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던 2017년 10월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을 "같은 지역 전문대에 다니는 학생"이라며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고 한다.

그는 이듬해 3월까지 5개월간 봉사활동을 했고 1년간 활동을 중단한 후, 작년 3월 다시 단체를 찾아와 부팀장 자리도 맡아 연말 행사까지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조 씨가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이 단체에서 봉사 등을 기획하거나 직접 참여했으며, 작년 11월 보육원 연말 운동회 때는 그 소식을 담은 인터넷 매체 기사에 그의 인터뷰 기사도 실렸다고 한다.

한 기사에서 조 씨는 "여러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나 역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며 "보육원 아이들과 형과 동생, 오빠와 동생이 돼 편안히 즐길 수 있었고, 앞으로도 봉사를 삶의 일부로 여기고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조주빈 씨는 재작년 12월경부터 2020년 3월경까지 아동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하면서 겉으로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4일 CBS 라디오에서 조주빈이라는 사람을 분석해보자는 질문에 “그야말로 이중적이다. 이 사람의 세계관은 아주 반반으로 나뉘어서 행동했을 것”이라며 “오프라인에서의 친사회적인 자신의 모습과 온라인에서의 끔찍한 포식 동물 같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모습도 한편으로는 존재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재작년 12월경부터 올해 3월경까지 아동성착취물 등을 제작하여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검거돼 지난 19일 구속됐다고 경찰은 밝힌 바 있다. 또 그의 범행에 가담한 공범 13명도 검거해 그중 4명을 구속했고, 나머지 공범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SNS, 채팅어플 등에 ‘스폰 알바 모집’ 같은 글을 게시하여 피해자들을 유인한 다음,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박사방에 유포했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누구나 영상을 볼 수 있는 맛보기 대화방과 일정 금액의 가상화폐를 지급하면 입장 가능한 3단계 유료 대화방을 운영하면서, 피해 여성들을 노예로 지칭하며 착취한 영상물을 다수의 사람에게 판매해 억대의 범죄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총 74명이며, 피의자 주거지에서 현금 약 1억3천만 원을 압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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