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칼럼]스모크 온 더 워터의 고장 몽트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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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칼럼]스모크 온 더 워터의 고장 몽트뢰
  • 칼럼니스트 박기철
  • 승인 2020.03.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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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여(女)~문(文)/Amenity, Feminism and Lifeway ㉖ / 칼럼니스트 박기철
칼럼니스트 박기철

팝송을 특히 헤비메탈 롹rock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딥 퍼플을 모를 수가 없다. 1970년대 그들의 음악 중에서 ‘smoke on the water'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특히 이 노래가 바로 스위스 제네바와 연결된 레만 호수 주변의 도시 몽트뢰에서 만들어졌다는 것도 유명하다. 그 노랫말은 이렇다.

We all came out to Montreux on the Lake Geneva shoreline to make records with a mobile. We didn't have much time. Frank Zappa and the Mothers were at the best place around. But some stupid with a flare gun burned the place to the ground.

They burned down the gambling house. It died with an awful sound. Funky Claude was running in and out pulling kids out the ground. When it all was over we had to find another place. But Swiss time was running out. It seemed that we would lose the race.

We ended up at the Grand Hotel. It was empty cold and bare. But with the Rolling truck Stones thing just outside making our music there. With a few red lights, a few old beds we made a place to sweat. No matter what we get out of this I know, I know we'll never forget.

Smoke on the water and fire in the sky Smoke on the water

딥 퍼플 5인조 멤버들이 레코드 녹음을 하려고 몽퇴르에 갔었는데 어떤 미친 작자가 녹음실이 있던 카지노 도박장 건물에 화염방사기로 불을 질러서 무너져 내렸단다. 그 때 펑키 클라우드라는 의인이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애들을 불더미 속에서 구했단다. 결국 그랜드 호텔에 갔는데 거기 녹음할 시설들이 있어서 거기서 일을 마칠 수 있었단다. 그 때 호수 물 위에 불난 연기가 하늘로 피어오르는 것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단다. 잊을 수가 없단다. 대충 이런 내용의 가사다. 사랑 노래도 아니고 서정주의적 시어도 아니고 주지주의적 철학도 아니고 그냥 자기네들이 녹음하면서 겪었던 황당한 사건을 청중에게 들려주듯이 노래하는 것이다. 아무리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해도 투박하며 건조한 내용이다. 아무튼 그렇게 ‘스모크 온 더 워터’라는 곡이 만들어진 몽트뢰에 왔으니 정말로 노랫말 속에 있던 흔적들이 있는지 궁금했다. 정말로 레만 호수가 바로 옆에 지금도 운영중인 카지노 도박장이 있었다. 불타고 난 후 새로 지어진 건물이란다. 그리고 호숫가를 걸으니 ‘펑키 클라우드 바’라는 술집 간판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랜드 호텔도 있었다. 노랫말에 있는 것들을 만나니 반가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유명한 노래가 만들어진 곳이니 딥 퍼플과 관련된 동상이라던가 담벼락 그림이라던가 무언가 기념물monument이 있을 것같았는데 없었다. 현지인 다섯 명에게 물어도 없단다. 결국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신에 카지노 도박장 안에 ‘퀸’ 박물관이 있었고 그들 말년의 앨범인 ‘Made in heaven'이 녹음된 시설이 박물관 안에 있었다. 그리고 호숫가에 퀸의 리더이자 보컬인 머큐리Freddie Mercury 1946~1991가 살아 있는 듯한 힘찬 동상이 있었다. 아마도 몽트뢰 호숫가 제일의 관광사진 촬영장소photo zone가 되었다.

노랫말 1, 2절에 나오는 흔적 gambling house
노랫말 2절에 나오는 흔적 Funky claude
노랫말 3절에 나오는 흔적 Grand Hotel
딥퍼플보다 우월했던 프레디 머큐리의 마감

하고 많은 장소들 중에서 왜 딥 퍼플 등의 음악인들은 왜 몽트뢰에서 녹음을 했을까?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는 왜 몽트뢰 호숫가를 천국같다고 했을까?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시계제조 등 정밀기계 산업이 발달한 스위스의 녹음기술이 좋아서였을 것이다. 둘째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몽트뢰의 기후나 날씨 덕분일 것이다. 셋째는 호숫가 주변의 아름다움 덕분일 것이다.

딥 퍼플 멤버들은 그리도 아름다운 곳에서 피어 오르는 카지노 도박장의 연기가 아름답게 느껴져서 스모크 온 더 워터를 불렀을까? 이 노래가 매우 유명해졌다고 하지만 몽트뢰로서는 커다란 사고였다. 그래서 몽트뢰의 기념물로 서거나 걸기에는 적절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딥 퍼플 흔적인 희미하게 찾았어도 번듯한 기념물을 몽퇴르에서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에이즈로 죽음을 앞두고 몽트뢰에서 천국실감을 했다. 몽트뢰에서 녹음한 그의 유작 앨범 제목이 'made in heaven'인 이유다. 그의 이는 몽트뢰의 기념물로 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다. 그러한 이유로 퀸은 먼저 몽트뢰에 왔었던 딥 퍼플을 몰아내고 몽트뢰의 심볼이 되었을 것이다. 결국 딥퍼플이 느꼈던 미감보다 프레디 머큐리가 느꼈던 미감이 더욱 강렬했기에 그는 사후에 몽트뢰에서 살아 있듯이 몽트뢰를 장악하며 존재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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