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병원선’ 의학 드라마 보니, 코로나 사태 속 분투하는 간호사 왜곡 심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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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병원선’ 의학 드라마 보니, 코로나 사태 속 분투하는 간호사 왜곡 심했네
  • 경남 진주시 조유란
  • 승인 2020.03.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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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병원선'의 제작발표회(사진: 더 팩트 제공).
드라마 '병원선'의 제작발표회(사진: 더 팩트 제공).

우리는 일상 속 무료함을 달래주는 TV에서 다양한 방송콘텐츠들을 접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여러 장르, 여러 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를 본 방송, 혹은 재방송으로 채널 어디든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드라마 속 내용은 이를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

나는 최근 방학을 맞아 드라마 다시 보기에 푹 빠져있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의 드라마는 의학물인데, 안 본 의학 드라마가 없을 정도로 많이 봤다. 나는 이 드라마들을 혼자 알고 싶지 않은 마음에 친구들에게 추천해줬다. 그렇게 지내던 중, 드라마를 추천받은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 친구는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며 실제 병원에서 실습 중인 친구였는데 <병원선>이라는 드라마를 보다 불쾌한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나는 드라마에서 묘사한 간호사의 활동 설정이 말도 안 되게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병원 드라마 속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응급실의 긴박한 상황들은 보는 시청자들까지도 맘을 졸이게 만든다. 격양된 표정의 의료진들, 바쁘게 뛰어다니는 의사들 속에서 우두커니 의사의 지시를 기다리는 간호사들이 흔히 묘사된다. 그러나 실제 병원에서도 간호사들은 멍하니 서서 환자들의 죽음만 지켜보는 사람일까? 당연히 아니다. 의사들만큼이나 환자를 살리기 위해 간호사들은 서 있을 시간조차 없이 뛰어다니고 있다고 친구는 말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의학용어 하나 못 외워 의사에게 혼나는 장면, 실제로는 활동성에 지장이 있어 아주 오래전 없어졌지만 여전히 치마로 된 간호복을 입은 간호사들, 그리고 늘 할 일 없이 사람들의 뒷얘기를 속닥거리는 간호사들 또한 드라마 속 간호사들이 맡은 단골 역할이다. 아무리 의사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라지만 이러한 설정들이 직업정신을 가지고 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간호사들을 힘 빠지게 만드는지 시청자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나조차도 친구에게 얘기를 듣고 난 뒤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현실에서 생각하는 간호사들의 이미지가 드라마에서 그리는 간호사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처럼 드라마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도 내 일상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다. 모든 것을 수용하고 세세한 현실까지 반영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인 만큼 제작진은 그 드라마가 끼치는 나쁜 영향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 확진자 진료에 사토를 벌이는 상황에서 병원 드라마는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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