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의 ‘약투’...멋진 몸매 꿈꾸며 스테로이드제 투여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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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약투’...멋진 몸매 꿈꾸며 스테로이드제 투여 성행
  • 부산시 동래구 박명훈
  • 승인 2020.03.24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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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열풍과 더불어 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을 투여하는 '약투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고있다(사진: Wikimedia Commons 무료 이미지).
헬스 열풍과 더불어 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을 투여하는 '약투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고있다(사진: Wikimedia Commons 무료 이미지).

최근 우리나라에는 헬스 열풍이 불고 있다. 운동 관련 유튜브 채널이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헬스가 유행인지 알 수 있다. 그에 따라 긍정적인 파장도 커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을 투여’하는 ‘약투 사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스테로이드제 약물 투여를 하게 되면, 남성의 경우에는 전립선 비대, 여유증, 고환 수축 및 성기능 저하가 일어나며, 남녀 공통으로는 간암, 심장마비, 심근경색 등 목숨과도 크게 직결되는 심각한 부작용들을 유발한다. 보디빌더들은 겉으로는 근육이 가득하고 건강해 보이는 신체를 갖고 있지만, 약을 투약했다면 언제 갑자기 잠을 자다가 돌연사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로이드제를 이용하는 이유는 같은 노력 대비 약물을 사용한 선수와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선수들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한림대 내분비내과 홍은경 교수는 방송 ‘실화탐사대’를 통해 단백동화류 스테로이드를 복용 시 근육 이외의 조직들도 근육 조직으로 바꾸게 되어 20배 이상 근성장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즉, 대부분의 경우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내추럴’ 선수들은 ‘스테로이더’ 선수를 보디빌딩 대회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다. 이와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면 모든 선수들은 약물을 사용해야만 경쟁을 할 수 있는 구도가 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을 과시하기 위해 ‘약투’를 하는 일반 사람들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몸을 만들기보다 약물을 이용해 쉽게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은 약물을 복용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쓰면서까지 암암리에 불법으로 약물을 거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약사법 제44조 제1항과 제2항을 보면 의학품은 약사만 판매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허가되지 않은 약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재하는 법률이 따로 없기 때문에 약품을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나, 이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약품 거래가 적발이 돼 처벌을 받더라도 수위가 낮은 벌금형에 미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약물 사용자들은 약물을 불법 거래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

내 친구 중에도 헬스 트레이너와 보디빌더가 꿈인 친구가 있었다. 그러나 이미 세계권 대회는 물론이고 국내 보디빌딩 및 피트니스 대회에서 이미 수많은 ‘스테로이더’ 선수들이 수상을 휩쓸고, 약물 없이는 그들과 견줄 수 없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그 친구는 취미로만 운동을 하고 있다. 약물이 이미 간접적으로 한 명의 꿈을 포기하게 한 셈이다.

나 역시 취미로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한 명의 ‘헬스인’으로서 많은 젊은이들이 노력 없이 손쉽게 결과를 얻어내려고 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도 안타깝다. 불법으로 약물을 구매하면서까지 자신의 몸과 건강을 해치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더욱 강하게 제재하는 법안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개개인 역시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제대로 된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려고 하는 밝은 헬스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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