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이력 공개 단행...‘악플 없어질까?’ 우려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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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 이력 공개 단행...‘악플 없어질까?’ 우려는 여전
  • 부산시 진구 김지윤
  • 승인 2020.03.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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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악플러 솜방방이 처벌법이 악성 댓글 조장"
'키보드 워리어'들은 포털이 악플 막으면 다른 곳으로 튈 듯
전문가들, "건전한 댓글 문화만이 해결책"

인터넷의 보급과 발달로 우리는 모두가 편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보고, 그 뉴스의 댓글창은 네티즌들의 소통창구가 됐다. 하지만 특정 인물을 향한 다수의 혐오 표현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포털 기사의 댓글창은 의견 공유나 토론 기능을 상실했다. 가수, 배우, 또는 소속사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댓글에서 인격 모독, 비방, 사생활 침해, 혐오 표현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이어 네이버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가 지난 5일 잠정 폐지됐다. 네이버의 ‘인물 연관 검색어’ 서비스도 종료됐다.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악성 루머 때문이다. 다음은 작년 10월에 연예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 2월에는 실시간검색어 서비스도 중단했다. 댓글 폐지 계획이 발표된 후 ‘댓글 차단’이 옳은지 ‘댓글 실명제’가 옳은지 의견이 나뉘었다. 누군가는 공론의 장을 막으려한다고 했다. 하지만 두 개의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연예기사 댓글 서비스를 폐지한 것은, 온라인상 혐오 표현의 해악이 그만큼 위험 수준이라는 것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댓글 단 사람의 과거 댓글 이력을 공개하기로 해서 파문이 일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네이버가 댓글 단 사람의 과거 댓글 이력을 공개하기로 해서 파문이 일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또한 19일부터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단 이용자의 댓글 이력이 전면 공개됐다. 악성 댓글, 어뷰징을 줄이고 댓글의 순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자신의 댓글이 전체적으로 공개되니, 직접 과거 댓글들을 삭제하는 것이 눈에 띈다는 지적도 있었다. 페이스북으로는 실명으로 당당하게 악플을 다는데 효과가 있겠냐는 부정적인 의견도 보였다. 이번 조치의 제일 큰 걱정으로는 사이버 공간이 가지는 순기능 또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댓글 이력 공개 첫 날, 네이버 뉴스에 달린 댓글은 총 55만개로 통상 평일(약 60만개)보다 줄었다. 작성된 댓글 수가 평소보다 적어 ‘댓글 삭제 비율’은 소폭 상승했다. 댓글 차단과 댓글 이력 공개로 당장 눈에 보이는 악플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갈 곳 잃은 악성 댓글들은 가장 많은 악플 지분을 차지했던 포털 기사 대신, 연예인의 개인 SNS를 겨냥했다. 댓글 삭제 및 법적 대응도 하고 있지만, 모든 악플을 일일이 대응하기는 힘들다. 실제로 인터넷상의 기술만으로는 혐오 표현, 악플 등을 막긴 어렵다는 뜻이다. 악플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서비스를 시행해도 왜 근절되지 않을까? 그리고 대책은 어디에 있을까? 답은 법에 있다. 악플은 유형이 다양해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벌금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악플방지법’ 또한 지지부진한 상태다. 처벌 수위와 관련된 개정안 여러 건이 발의됐지만,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강력 대응을 할 수조차 없기에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제재를 가한다고 한들, 악플 달 사람은 계속 악플 달아요…” 제대로 된 처벌법이 없기 때문에 애초에 근절 할 수도, 악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하루빨리 악플 처벌 수위를 높이고 악플 관련 법을 제정해야한다.

‘키보드 워리어’라는 단어가 생긴 지 10년이 넘었다. 그들은 지금도 키보드로 누군가를 죽이고 있다. 혐오 표현 근절을 위한 강력한 방법을 네이버에서 시행하기 시작했고, 이번 조치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와 책임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온라인의 특성상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 법과 같이 직접적이고 강력한 제재와, 온라인 공간 참여자의 협력에 의한 자율적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성숙한 댓글 문화의 발전으로 건전한 의사소통과 비판이 공존하는 댓글창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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