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경계’로 통제 vs '심각‘ 격상을”... 시민불안 속 '생필품 사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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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경계’로 통제 vs '심각‘ 격상을”... 시민불안 속 '생필품 사재기'도
  • 취재기자 곽희지
  • 승인 2020.02.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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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기경보 격상 없이 통제 가능” vs 의료계 “골든타임 놓쳐”
외신, 한국 확진자 하루 229명 급증… 한달치 확진자 보다 많아
부산 해운대, ‘맛집’ 텅 빌 만큼 도시 한산하고 생필품 사재기‘도

코로나 19(우한 폐렴}의 국내 확진자가 급증추세를 보이면서,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둘러싼 논란도 한층 가열 중이다. 정부는 직면한 진행상황을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위기경보 수준은 계속 ‘경계’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대응을 ‘상황 호도’로 강하게 비판하며, 경보단계를 즉시 ‘심각’으로 올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밤 특별담화에서 "코로나19 이길 수 있다… 정부와 의료진 믿고 협조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NYT 등 외신들은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연일 주요뉴스로 보도하며, 특히 ‘가파른 증가세’를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NYT가 보도한 강원도 춘천지역 환지 이송장면(사진; NYT 인터넷판 캡쳐).
NYT 등 외신들은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연일 주요뉴스로 보도하며, 특히 ‘가파른 증가세’를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NYT가 보도한 강원도 춘천지역 환지 이송장면(사진; NYT 인터넷판 캡쳐).

논란은 급가열 중이다. 정치권의 잇따른 ‘격상 촉구’와 함께, 세계 여러나라도 한국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를 비롯한 주요 신문들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2일(현지시간) 하루동안 2배로 급증하며 증가세가 가팔라진 사실, 여러 아시아권 국가에서 질병에의 통제력을 잃을 우려 등을 주요뉴스로 전하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22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격상했다. 국내에선 확진자가 급증하며 국민들의 불안도 높아가고 있다. 당장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부산, 특히 해운대에선 외출자제에 따라 도심이 한산하고, 주요 마켓에선 생필품 사재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하루만에 확진자 229명 급증… 한달치 확진자 보다 많다

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 19의 확진자는 하루만에 229명 늘어났다. 국내 확진자 수는 전국 시도 곳곳에서 총 433명이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전날(21일)까지 한달여동안 발생한 확진자(204명)보다 하루만에 늘어난 확진자가 더 많은 것이다. 증가세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18일 31번(여·61) 환자가 확진된 이후 추가 확진자는 △19일 19명 △20일 53명 △21일 100명 △22일 229명으로 매일 전날 대비 2배 내외의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의협 "전국 번지는데 정부는 제한 감염 호도···'심각' 격상하라"

최대집 대한의사회장은 계속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즉시 '심각'으로 올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최 회장은 2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정부가 미적거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최 회장은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해 전국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정부는 제한적 감염이라며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심각 단계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경계'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경계는 신종 감염병이 제한적으로 전파되는 상황에서 발령한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돼 있다.

심각단계가 되면 전국 학교나 학원의 휴교나 휴원을 고려하고, 모임이나 행사 자제를 권고할 수 있다. 대중교통이나 철도 운행을 제한할 수 있고, 대규모 행사를 금지할 수도 있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발령했다.

 

⥀정세균 "코로나19 엄중 국면… 정부 믿고 협조해 달라"

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부는 감염 진행상황이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종교행사 등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 총리는 "국가의 방역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위생용품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 무리한 대중집회 등을 통해 국민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매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등 관련 상황을 계속 공개하는 것을 언급하면서는 "정부는 관련된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대처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시면 코로나19가 숨을 곳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계속 ‘경계’ 단계로 유지하는 이유는 우선 코로나19가 아직 ‘심각’ 단계로 격상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이유는 한국 상황에 대한 해외 대응수위가 높아지는 등 외교적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며칠 전 언론브리핑에서 그같은 고충을 얘기했다.

 

⥀미 국무부·CDC, 한국 여행경보 2단계로 격상

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와 관련,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travel advisory)를 2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는 1단계 상태로 유지돼왔다. 국무부는 코로나19의 경우 중국본토 여행이나, 여행 연관 사례가 많았지만, 한국에서는 지속적인 지역사회 확산이 나타나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국무부 여행경보는 단계별로 나뉘며 1단계는 '일반적인 사전 주의 실시'를 의미한다. 2단계는 '강화된 주의 실시' 단계다. 3단계는 '여행 재고', 4단계는 '여행 금지'에 해당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한국에 대해 2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CDC는 한국에 대한 여행 공지(travel health notice)를 '경계'(alert) 수준인 2단계로 조정했다.

 

⥀부산 해운대, 도시 한산에 생필품 사재기‘도

부산에서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해운대권 L마트에선 21일밤 한 때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사진=독자 Y씨 제공).
부산에서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해운대권 L마트에선 21일밤 한 때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사진=독자 Y씨 촬영).

그동안 확진자가 없었던 부산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는 해운대 거주자도, 해운대권 병원을 찾는 사례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당장 해운대권 주민들의 불안은 높아가고 있다.

22일, 해운대 주요 상가와 식당가에는 고객의 움직임이 끊겨 한산하기만 했다. 해운대구 좌동 식당가의 한 ‘맛집’도 80석 규모 실내에 점심시간에도 단 한팀이 없는, 극단적 외출자제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해운대 장산역권 한 마트에선 21일 밤 ‘생필품 사재기’현상이 나타났다. 실제 일부 마트에선 쌀과 생수, 라면 같은 생필품 구매가 잇따랐고, 일부 인기품목은 진열대가 텅 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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