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19' 통계, '미스터리' 많다... 확진자 확 늘며 '과소평가' 확인
상태바
중국 '코로나 19' 통계, '미스터리' 많다... 확진자 확 늘며 '과소평가' 확인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2.14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HO, "中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도 발병 패턴 그대로" 주장에 의혹 증폭
중국, 도시마다 '외출금지령'에 '건물밖 출입 금지' 전시통제체제도 동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하루 사이 1만 5000여 명 급증해 6만명에 육박했다. 중국 정부는 "환자 분류 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환자 수가 갑자기 늘면서 중국 공식 통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하루 사이 1만 5000여 명 급증해 6만명에 육박했다. 중국 정부는 "환자 분류 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환자 수가 갑자기 늘면서 중국 공식통계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세계보건기구(WHO)는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우한 폐렴) 환자 수가 급격히 늘었지만, 이 전염병의 발병 패턴에는 큰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일본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에서 발생한 확진 사례를 제외하면 중국 밖에서 극적인 사례 증가는 볼 수 없다. 발병 패턴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언 팀장은 “지난 24시간 동안 중국은 실험실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820명을 보고하면서 확진자 총수가 4만 6550명이라고 알렸다”면서 “중국은 더불어 후베이성의 임상 진단 확진자 1만 3332명을 보고했는데, 확진 사례의 대부분이 발병 초기시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증가는 대부분 환자에 대한 진단 및 보고 방식의 변화 때문”이라면서 “후베이성 안에서만 훈련된 의료진이 흉부 영상검사를 토대로 의심 환자를 임상 진단상 확진자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내 지역과 다른 국가는 실험실에서 확진 판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언 팀장은 “WHO는 후베이성에서 실험실 및 임상에서 확진된 우한 폐렴 환자의 사례를 계속 추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WHO는 세계적인 비난에도 불구, 중국의 우한 폐렴 대응에 대한 찬사를 이어왔다. 국제적 비상사태 결정도 여러 차례 미루다 확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이후에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우한 폐렴 확진자를 일반 폐렴 환자로 간주하며 전염병 상황을 일부러 축소, 은폐해왔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통계 기준 변경을 명분으로 한꺼번에 환자 숫자를 늘린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WHO가 구체적인 조사를 위해 중국에 국제 전문가를 파견하자 통계 기준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보건 당국은 13일 "12일 하루 동안 신규 확진 환자가 1만 4840명, 사망자는 242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날과 비교해 신규 확진 환자는 800%, 사망자는 157% 증가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후베이성의 임상(臨牀) 진단 환자 1만 3332명을 확진 환자에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상 진단 환자란 폐 손상 등 증상이 있지만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陽性) 판정을 못 받은 사람들이며 지금까지는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 후베이성에서는 진단 시약이 부족해 실제 감염자도 검사를 못 받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진단 시약이 부정확해 음성(陰性)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다. 이런 환자들은 사망해도 우한 폐렴 사망자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이 발표하는 환자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국 정부는 그때마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반박했지만 이날 임상 진단 환자를 확진 환자로 분류하면서 '과소평가' 주장이 사실로 확인됐다. 후베이성 확진자 수가 크게 늘면서 이날 중국 전체 확진자도 5만 9885명을 기록했다.

아울러 중국이 새 기준을 만들어 확진자 수를 늘린 이유에 대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조기 진단·치료를 통해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사망자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숨기기 어려워졌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후베이성 보건 당국이 발표한 새 사망자(242명) 가운데 임상 진단 환자는 135명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망자(107명)보다 많았다.

한편 중국 도시들은 연일 더 강력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후베이성 샤오간(孝感)시, 황강(黃岡)시는 이날 주민들에게 주택·아파트 단지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후베이성 스옌(十堰)시 장완(張灣)구, 샤오간시 다우(大悟)현은 주민들을 아예 건물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전시(戰時) 통제'에 들어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