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식인들 “리원량 사망일을 언론자유의 날로” 수용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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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식인들 “리원량 사망일을 언론자유의 날로” 수용 촉구
  • 취재기자 박상현
  • 승인 2020.02.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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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식인들, 중국 ‘전인대’에 5대 요구 수용 촉구
리원량 사망 관련, 언론-표현의 자유 중요성 강조
지식인 위챗계정 차단에 '우한 폐렴' 함구령까지...
(사진: 리원량 웨이보).
우한시중신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던 리원량이 우한폐렴에 걸려 누워있는 모습(사진: 리원량 웨이보).

중국에서 최근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는 지식인들의 목소리가 퍼져나가고 있다. 코로나19(우한 폐렴)의 발생을 처음 경고했다가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처벌받은 중국인 안과 의사 ‘리원량’이 환자를 치료하던 중 우한폐렴에 감염되어 사망한 것이 시발점이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SCMP)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학계인사 수백 명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언론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 중국의 전인대는 우리나라의 국회와 같은 역할을 하며,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이다.

청원 내용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권리 보호할 것 △전인대에서 이를 논의할 것 △리원량의 사망일인 2월 6일을 ‘언론 자유의 날’로 지정할 것 △누구도 연설·집회·편지·통신으로 처벌·위협·심문·검열·감금되지 않도록 할 것 △우한과 후베이 성 주민에게 공정한 대우를 할 것 등 5가지 요구다.

SCMP에 따르면, 청원에 서명한 칭화대 사회학과 궈위화(郭于華) 교수는 “탄압을 받더라도 우리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전했다. 궈 교수는 중국 당국이 리원량에게 유언비어라는 누명을 씌우고 함구할 것을 명령한 점을 지적하며, “경고를 더 일찍 들었다면 사태가 지금처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 온라인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하지만 서명에 참여한 지식인 중 일부는 벌써 중국 당국의 탄압을 받고 있다.

쉬장룬(許章潤) 칭화대 법대 교수는 최근 여러 해외 웹사이트에 우한폐렴의 초기 대응 실패의 원인을 ‘표현의 자유 말살’이라며 당국을 비판했다. 현재 그의 위챗(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은 차단된 상태다.

지식인들을 포함한 수많은 위챗 계정이 ‘악의적인 소문 유포’라는 사유로 정지되고 있다. 게다가 리원량을 추모하고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는 글들은 곧바로 당국에 의해 삭제되고 있다.

의료계에는 우한 폐렴에 대해 일절 얘기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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