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캐시백 헤택으로 술·담배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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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캐시백 헤택으로 술·담배 사재기
  • 취재기자 권지영
  • 승인 2020.02.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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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에서도 캐시백 혜택... "본래 취지 안맞다" 비난도
부산참여연대 "전산시스템 오류 잦아"... 문제점 보완 서둘러야
부산시 지역화폐 '동백전' 앞면(사진: 부산시 제공).
부산시 지역화폐 '동백전' 앞면(사진: 부산시 제공).

부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산시가 발행한 지역화폐 ‘동백전’이 술이나 담배를 사재기하는데 악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대기업 ‘이케아’에서도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며, 부산시의 미흡한 사용처 기준 선정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술과 담배에 동백전 캐시백을 적용하면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구매 결과에 따르면 구매즉시 10% 캐시백이 되기 때문에 동백전 이용자는 술과 담배를 10%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동백전으로 담배 한 보루를 사면 1갑이 덤으로 생기기 셈이다.

정부는 국민건강 정책의 일환으로 술과 담배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백전 캐시백 혜택이 술과 담배 판매를 부추긴다는 부정적 여론이 높다. 현재 동백전 캐시백 혜택은 국비 4%, 시비 6%(3월부터는 국비 4%, 시비 2%)가 지원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동백전으로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는 걸 막을 순 없다”며 “담배가 편의점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큰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결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연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지역화폐의 취지에도 맞다”고 말했다.

지난 8일에는 이케아 동부산점이 정식 개장에 앞서 ‘테스트 데이’ 행사를 진행하며 동백전 캐시백 할인 혜택을 적용한 것도 논란이다. 테스트 데이는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하기 전 직원 지인을 대상으로 초청장을 발송해 이날 하루 매장을 찾은 참석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진행하면서 최종적으로 서비스 등을 점검하는 행사다.

이날 일부가 동백전으로 결제한 뒤 결제액의 10%를 캐시백 받았다는 내용의 후기가 온라인을 통해 알려졌다. 지역화폐는 정부와 시가 예산을 투입해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만들었는데 세금으로 ‘글로벌 가구 공룡’이라 불리는 이케아를 지원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시 관계자는 “이케아에서 동백전 사용은 13일 개점 전에 결제가 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었지만 테스트 데이에 사용된 것은 정식 오픈 전 내부 행사를 사전에 파악할 수 없어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참여연대는 12일 논평을 통해 “최근 이케아 동부산점 ‘테스트 데이’ 행사에서 동백전 캐시백 할인 혜택이 적용돼 문제가 되고 있다”며 “글로벌 공룡기업 ‘이케아’를 동백전 적용 매장으로 시스템을 열어 놓은 어처구니없는 결과”라고 부산시의 미숙한 행정을 질타했다. 아울러 “동백전 10% 캐시백이 술과 담배를 사재기하는데 활용되고 있다”며 “혈세로 지원하는 캐시백이 시민건강을 해치는데 사용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참여연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와 머리를 맞대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제라도 부산시는 동백전 초기 확산을 위해 지금까지 지적된 시행상의 여러 문제점들을 속히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화폐정책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고 지역화폐 실무 추진 기구 설치 등을 통해 지역화폐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한 대책과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시는 동백전 가입 및 이용이 충전금액 300억 원(6일 기준)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는 10% 캐시백 지급이 연장된 2월 1일부터는 일 평균 가입자 수는 2배, 일 충전금액도 2.5배 이상 증가해 일평균 가입자 수는 7천 명, 일 충전금액도 18~20억 원에 이르는 등 캐시백 혜택 연장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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