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논란’ 원종건, 민주당 영입 인재 자격 반납…진중권 “정치권 인재영입쇼 본질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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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논란’ 원종건, 민주당 영입 인재 자격 반납…진중권 “정치권 인재영입쇼 본질 볼 수 있어”
  • 취재기자 송정빈
  • 승인 2020.01.2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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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친구 "원 씨가 지속적으로 성노리개 취급하고 성관계 영상 촬영 요구도 받았다"며 사진 등 폭로
원 씨 기자회견 "사실 아니다. 분별없이 살지 않았다" “자연인으로 돌아가 진실 밝혀 명예 회복할 것”
진중권 “원종건, 방송서 국민 심금 울렸다는 이유만으로 검증 없이 경쟁적으로 영입” 맹비난

올해 4월 15일에 치러지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원종건 씨가 자신을 둘러싼 미투 논란이 불거지자 영입 인재 자격을 반납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 2호로 발탁된 원 씨는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 제21대 총선 영입 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며 4·15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원 씨는 자신과 관련된 데이트 폭력 등 미투 폭로 게시물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며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제게 손을 내밀어준 민주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원 씨는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관심과 주목을 갖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며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씨는 미투 논란에 휩싸인 지 하루 만에 4·15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2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원 씨의 과거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글쓴이가 작성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멍이 든 하반신 사진 4장과 원 씨와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대화 캡처 사진 1장 등이 포함됐다.

작성자는 ‘느낌표 <눈을 떠요>에 출연했던 민주당 영입 인재 2호 원종건의 실체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노리개 취급해왔으며, 여성 혐오와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력을 가하는 정서적 학대)으로 저를 괴롭혀 왔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원 씨가 했었던 행동들은 엄연히 데이트 폭력이었으며, 저는 진심으로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그는 전혀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며 “공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한 사건인데 이대로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작성자는 원 씨로부터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겠다는 요구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미투 논란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4·15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선언한 원 씨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권 인재 영입 쇼의 본질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미투와 별도로 원종건 사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정치의 이벤트화’라는 문제”라며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친구가 민주당으로 가기 전에 동시에 두 군데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한 당에서 비례대표, 다른 당에서 지역구 공천을 (제안) 받았다는데 앞의 당은 민주당, 뒤의 당은 한국당으로 보인다”며 “이 친구, 20대 정치 초년생인 자기가 어느 당으로 가는 게 좋겠냐며 네티즌들에게 묻고 있더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정치를 시작하는 이 친구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 정책, 철학 같은 것이 아니라 비례냐, 지역구냐 이 중에서 어느 것이 커리어에 좋겠냐는 것”이라며 “원 씨의 질문은 쇼핑몰에서 물건 구입할 때 두 옵션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하는 고민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두 정당에서 정치할 준비가 하나도 돼 있지 않은 인물을 오직 과거에 TV 방송에 나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검증 없이 경쟁적으로 영입하려 했다”며 “이 감성 마케팅은 카메라 앞에서 연출되는 허구적 이미지 속으로 ‘진짜 정치’를 사라지게 만든다. 인재 영입이라는 이 판촉 이벤트가 ‘정치’를 증발시켜 버렸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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