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그는 왜, 의료원장과 다투고, 외상센터를 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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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그는 왜, 의료원장과 다투고, 외상센터를 떠나는가...
  • 취재기자 권지영
  • 승인 2020.01.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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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경영 감당할 경영자와 외상환자 치료할 책임자,,, 그 역할 차이
'닥터 헬기'는 과연 운항 가능할까? 이국종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상 센터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이국종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음 달 병원 복귀와 동시에 센터장직을 내려놓겠다”며 “앞으로 외상 센터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 평교수로 조용히 지내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 한 달 동안 해군 훈련에 참여 후 15일에 귀국했다.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겸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강남구 역삼동 대한변호사협회 대강당에서 '중증외상환자의 치료'를 주제로 변협 포럼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겸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강남구 역삼동 대한변호사협회 대강당에서 '중증외상환자의 치료'를 주제로 변협 포럼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 이국종 외상센터 떠난다

권역외상센터는 중증 외상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곳이다. 여기서 외상은 일반 응급실에서 치료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관통, 총상, 골절, 산재사고를 의미한다. 심한 외상환자들이 골든타임 안에 즉각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반 응급실은 병상이 다 차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도착 즉시 응급수술 및 치료를 실시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춘 것이 권역외상센터이다.

이국종 교수는 병원 고위층과의 갈등이 중도 하차의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병원 고위층 모두가) 내가 그만두는 것을 원하고 ‘너만 입 다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한다”며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외상외과 관련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저 때문에 많이 시끄러웠던 아주대병원 관계자분들께도 죄송하다”며 “죽기 직전까지 열심히 일한 간호사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 이국종 vs 아주대 병원 갈등 폭발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는 매년 정부 평가에서 최근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국종 교수와 병원사이에는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경영을 감당해야 할 경영자(의료원장)와 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책임자 사이의 역할 차이가 부른 사건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병원이 이국종 교수에게 병실을 많이 배정하지 않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사무처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외상센터의 환자들은 수익성이 없다”며 “대형 병원들이 돈을 버는 방법은 1인실, 특실을 많이 돌리는 방법인데 외상 센터의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사 한 명이 3-4시간 걸려 소독해야 하는 외상환자들이 많은데, 이 사람들이 병실을 차지하게 되면 간호사와 의사 인력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게 되므로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런 와중에도 일반 병실이 넘쳐나는데 외상환자가 입원할 병실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과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외상센터가 적자 나는 구조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권역외상센터 ‘애초에 첫 단추 잘 못 끼웠다’

정형준 사무처장은 정부가 돈을 많이 들여서 공공이나 국립병원에 외상센터를 지었으면 되는데 돈을 많이 들이기 싫었기 때문에 민간병원에 위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상센터를 국립병원으로 재배치해야한다”며 “착한적자가 생길 수 밖에 없는 부분을 인정하고, 돈을 많이 투자해야한다”고 말했다.

◌ 닥터헬기 운행 21일 이후 재개

이런 논란 속 닥터헬기 운행은 재개한다. 경기도는 닥터헬기가 오는 20일 야간 훈련 비행 후 운행 전반에 대한 점검을 거쳐 이르면 21일 오전부터 정식으로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 교수의 사직 여부와 상관없이 닥터헬기는 계속 운영할 예정”이라며 “아주대병원 측에서도 외상센터를 계속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경기도에 전해왔다”고 밝혔다.

아주대병원 측은 이 센터장이 지적하는 문제들을 종합해 이번주 중 공식입장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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