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성금 훔쳐 달아난 일당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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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성금 훔쳐 달아난 일당 검거
  • 취재기자 김수현
  • 승인 2019.12.3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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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수리점 열기 위해 범행... 3일간 잠복까지
‘얼굴 없는 천사’ 19년간 총 6억 기부

해마다 연말이면 전북 전주시에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하는 성금을 훔친 30대 일당이 붙잡혔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30일 특수절도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A씨와 B씨가 컴퓨터 수리점을 열기위해 성금을 훔쳤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얼굴 없는 천사가 해마다 연말에 성금을 기부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천사가 올 시기를 예상해 노송동 주민센터 근처에서 잠복까지 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30일 얼굴 없는 천사는 오전 10시 경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주민센터 뒤편 희망을 주는 나무 아래에 종이박스를 놓아 뒀다”고 말하고 끊었다. 주민센터 직원은 곧장 그 장소에 갔지만 희망을 주는 나무 아래에 종이박스는 찾을 수 없었다. 주민센터 직원은 누군가 성금을 훔쳐 달아간 것으로 판단하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흰색 SUV 차량을 목격자 진술과 CCTV자료 등을 바탕으로 추적해 이날 오후 2시 40분 경 A씨와 B씨를 충남 논산과 대전 유성에서 각각 붙잡았다.

고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이 훔친 성금은 5만 원권 지폐 100장을 묶은 다발 12개, 수백 개의 동전이 든 저금통으로 6000여만 원 상당의 금액이다. 이들이 붙잡힐 당시 훔친 돈은 쓰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이들이 훔친 성금 6000여만 원은 모두 회수됐다.

얼굴 없는 천사는 “성금을 찾았느냐. 못 찾을 리가 없다”며 두 차례나 전화를 걸어 성금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가 19년에 걸쳐 기부한 금액은 6억 834만 660원이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를 기리고 기부문화를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노송동 주민센터 화단에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세웠다. 또 시는 주변 도로와 마을의 이름을 각각 천사의 길과 천사마을로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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