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열차 찾는 한국인 관광객 급증,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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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 찾는 한국인 관광객 급증, 그 이유는?
  • 취재기자 권지영
  • 승인 2019.12.3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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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로 세계여행하는 이색적 경험... 4년새 8배 증가
많은 장점에도 소매치기는 조심해야
겨울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부터 모스크바를 잇는 세계 최장의 단일 철도노선이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겨울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부터 모스크바를 잇는 세계 최장의 단일 철도노선이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로 유명한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많은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다. 창밖 너머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바뀌는 시차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색적인 경험을 하기 위해 러시아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5년 새 10배로 늘었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탑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연해주 관광청은 2014년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2만 8428명에 불과했었지만, 올해(1~9월) 24만 5663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관광객 중 한국인 비중은 31.96%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또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주제로 한 미디어 콘텐츠들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관광객 수에 영향을 미쳤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몸을 싣고 떠나는 생고생 여행 리얼리티, tvN 예능 ‘시베리아 선발대’가 방영되면서 ‘시베리아 횡단열차 가격’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이예림(21, 부산 사하구) 씨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서 많이 봤다”며 “나도 언젠가 열차를 타고 유럽을 여행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길이가 9344km인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다. 횡단철도를 타면 블라디보스토크로부터 모스크바까지는 7박 8일이 소요되며, 길게는 8일 짧게는 3일 동안 러시아 철도청 사이트를 통해 각자 선택한 구역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여행을 할 수 있다. 최아라(27, 제주 서귀포시) 씨는 장기 유럽여행을 하고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다. 최 씨는 “횡단열차의 매력은 언제든 창가를 보면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이라며 “아침에 눈뜨자마자 보이는 하얀 풍경은 평생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좌석 등급은 1~3등급으로 나뉜다. 3등석은 허리를 다 못 펴고 누울 정도로 비좁다는 후기가 많지만, 3등석을 예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값이 싼 이유도 있지만, 바로 러시아 현지인은 물론 북한 사람까지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시베리아 횡단열차 3등석 칸에 탑승한 박은지(28, 서울시 강동구) 씨는 꼬리 칸에서 만난 러시아 군인들을 잊을 수 없다. 박 씨는 “화장실 근처로 자리를 잡아서 가끔 냄새도 났지만 만났던 인연들을 떠올리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노선이다.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다(사진: 네이버 지식백과, 학습 용어 개념사전).
시베리아 횡단철도 노선이다.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다(사진: 네이버 지식백과, 학습 용어 개념사전).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유럽, 중국 등 다양한 나라에도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몽골리아 종단 열차로 갈아타 울란바토르로 가면 몽골을 관광할 수 있다. 또 몽골에서 베이징행 열차를 타면 열차만으로 3개국을 관광할 수 있는 코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다은(29, 경기 용인시) 씨는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넘어간 지인의 말을 듣고 바로 예매하게 됐다”며 “내릴 때 아쉬울 정도로 이틀이 재밌게 빨리 지나갔다”고 말했다.

식사는 열차를 타기 전 마트에서 물과 라면 등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면된다. 또는 하루에 3번 정도 짧게는 2분 길게는 40분까지 정차하기 때문에 식당이 있는 역에서 내려서 음식을 사 올수 있다. 김남욱(23, 경기도 성남시) 씨는 “로컬 시장에 가서 음식을 사 먹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차 탑승 순간부터 마지막 내리기 전까지 항상 주의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소매치기다. 김 씨의 동행인은 열차 안에서 마지막 날에 30만 원을 소매치기당했다. 김 씨는 “영어를 잘 못하는 러시아인과 소통이 어렵고, 화장실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 불편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구간, 날짜, 좌석 등급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좌석은 예약 날짜로부터 4개월 뒤까지 선택해 예약이 가능하지만, 예매 날짜가 빠를수록 가격이 저렴하다. 또 열차 좌석에 따라, 1등석 기준으로 3등석과의 가격차는 20만 원부터 60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이색적인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은 러시아 철도청 사이트를 통해 열차를 예매해야한다. 또 열차를 예매할 때 표기된 시간은 모스크바 기준이다. 러시아의 시차는 지역별로 최대 11시간까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베리아 횡단열차 좌석 예매를 원하는 사람들은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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