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카카오톡 말고, 페이스북 메신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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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는 카카오톡 말고, 페이스북 메신저 쓴다
  • 취재기자 김수현
  • 승인 2019.12.3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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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활’, ‘쳇헤드’...페이스북 메신저만의 차별된 기능
카카오톡은 단체대화나 가족 간 소통용으로만...
10대만의 특성에 세대차이 느끼는 다른 연령대
또래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려는 청소년기 특징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도입 이후부터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10대에게는 유행이 지난 앱에 불과하다.

부산동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재환(18, 부산시 부산진구) 군은 “주변 친구들은 확실히 카카오톡보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더 많이 쓴다”며 “카카오톡은 페이스북 메신저보다 불편하다”고 말했다.

10대는 친구 및 지인과 소통 시 다른 연령대보다 페이스북을 더 많이 사용한다(도표: 컨슈머인사이트 자료 캡처).
10대는 친구 및 지인과 소통 시 다른 연령대보다 페이스북을 더 많이 사용한다(도표: 컨슈머인사이트 자료 캡처).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제29차 이동통신 기획조사’(2019년 상반기, 3228명 대상)에 따르면, 친구 및 지인과 소통 시 주로 이용하는 앱으로 10대를 제외한 연령대의 카카오톡 사용은 80%를 넘겼지만 10대는 54%로 그쳤다. 그리고 10대를 제외한 연령대의 페이스북 사용은 5%를 넘기지 않았지만 10대는 31%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앱으로 1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에서는 카카오톡이 1위를 차지했지만 10대는 유튜브가 1위를 차지했다(도표: 컨슈머인사이트 자료 캡처).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앱으로 1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에서는 카카오톡이 1위를 차지했지만 10대는 유튜브가 1위를 차지했다(도표: 컨슈머인사이트 자료 캡처).

선호도 조사에서도 10대는 다른 연령층과 확실히 차별되는 결과를 보였다. 1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에서는 절대로 없어선 안 될 앱으로 카카오톡이 50%이상으로 1위였다.

하지만 10대는 유튜브를 1위(38%)로 선택했으며, 카카오톡은 24%로 2위에 달했다. 또 1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는 페이스북 선호도가 3%이하였지만 10대는 17%였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4월 10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총 사용시간은 24억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 10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총 사용시간은 2억분 하락한 22억분으로, 카카오톡 총 사용시간이 8~9억분 정도 늘었던 10대를 제외한 연령대와 확실히 다름을 알 수 있다.

10대가 카카오톡보다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페이스북 메신저는 카카오톡과 다른 일명 ‘현활’기능이 있다. 현활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유저’를 줄인 말로, 페이스북 메신저는 실시간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유저를 확인할 수 있다.

현활기능은 실시간으로 또래와 커뮤니케이션을 원하는 10대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부산사대부고 재학생 박시은(17, 부산시 동래구) 양은 “페이스북 메신저의 장점은 현활기능”이라며 “카카오톡은 현활기능이 없기 때문에 페이스북 메신저가 카카오톡보다 사용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또 박 양은 “또래친구들이 페이스북 메신저를 제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나도 페이스북 메신저를 제일 많이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프로필사진 오른쪽 하단 초록불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유저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 페이스북 메신저 앱 화면 캡처).
페이스북 메신저는 프로필사진 오른쪽 하단 초록불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유저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 페이스북 메신저 앱 화면 캡처).

페이스북 메신저가 카카오톡과 차별되는 또 하나는 ‘쳇헤드’기능이다. 쳇헤드기능은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대화 중인 상대방의 프로필사진이 작게 보이고, 프로필사진 옆 말풍선으로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 프로필사진을 터치하면 쉽게 대화창을 열 수 있다. 부산진여고 재학생 정한별(17, 부산시 부산진구) 양은 “페이스북 메신저는 쳇헤드기능으로 알람이 오면 바로 답장을 보낼 수 있지만 카카오톡은 앱을 열고 대화방으로 들어가야 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프로필사진이 작게 뜨는 ‘쳇헤드’기능은 페이스북 메신저 앱을 열고 있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대화를 확인 할 수 있다. 쳇헤드는 자유자재로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다(사진: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배경화면 캡처).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프로필사진이 작게 뜨는 ‘쳇헤드’기능은 페이스북 메신저 앱을 열고 있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대화를 확인 할 수 있다. 쳇헤드는 자유자재로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다(사진: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배경화면 캡처).

이밖에도 페이스북 메신저는 카카오톡보다 프로필정보가 다양한 점과 사진이나 음성파일을 보낼 때 카카오톡보다 터치 수가 적은 점도 있다. 화명중 재학생 장영인(14, 부산시 북구) 양은 “페이스북 메신저는 프로필정보가 다양한 반면 카카오톡은 프로필사진, 배경사진 뿐”이라며 “카카오톡은 페이스북 메신저보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없다”고 말했다.

10대가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경우는 학급단체 카톡방 같은 단체대화나 가족과 소통할 때가 대부분이었다. 개성고 재학생 이모(18, 부산시 부산진구) 군은 “페이스북 메신저는 단체대화를 할 때 별명입력기능 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지만 카카오톡은 자신이 설정한 이름이 나오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대의 주 메신저가 카카오톡이 아닌 페이스북 메신저임을 몰랐던 전기 기술자 최승호(27,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10대와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말했다. 최 씨는 “버디버디나 세이클럽같이 각 세대를 거치는 흐름이나 유행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 씨는 “프로필 정보가 과하게 들어나는 것은 사생활이 유출되는 것 같고 누군가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별로”라고 덧붙였다.

10대가 페이스북 메신저의 다양한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또래와 소통하려는 이유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또래 문화의 특징 때문이다.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교육자료에 따르면, 청소년기는 부모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또래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심리적으로 또래가 더 중요해지는 시기이다.

이에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또래와 공통적인 관심사를 가지려고 노력하며,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집단으로 활동한다. 또한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부모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또래친구를 선택하기 때문에 또래 문화는 기성세대 문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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