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해넘이 날에 제자에게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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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해넘이 날에 제자에게서 온 편지
  • 김민남
  • 승인 2019.12.30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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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가르침을 힘과 원동력 삼아 살았습니다"
-"작은 전투에서는 질 수도 있었지만, 큰 전쟁에서는 승리했습니다"
-"바른 생각, 희생, 배려, 열정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겠습니다"

새해를 맞아 보낸 어느 제자의 글이 내용도 너무 좋고, 더러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요즘 보기 드문 글인듯합니다. 친구, 선후배, 지인 분들과 공유했으면 해서 여기에 그대로 옮깁니다. 새해 인사로도 가름합니다. 

참고로 이 제자는 국내 가장 큰 그룹 산하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며, 88서울올림픽이 열린 해에 입학한 88학번으로 이제 50대에 이르는 청년입니다.

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교수님^^
안녕히 잘 계셨습니까?

예년에 비해 추위가 다소 덜 하긴 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듯합니다.

'삼한사온'의 말처럼 날씨가 추워졌다가 풀렸다가 하니 그렇게 겨울임을 느끼게 합니다.

어김없이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기해년 한 해도 다 지나 맨 끝자락에 있습니다.
이틀밤이 지나면, 2020년 경자년 쥐띠의 해가 도래합니다.

교수님,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교수님과는 벌써 강산이 세 번 이상 변하는 긴 기간 동안 만나뵈었습니다. 그동안 교수님께서는 조금도 변치 않으시고 늘 세상사는 지혜와 가르침, 끊임없는 사랑을 주시니, 그 열정에 새삼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머언 학창 시절을 지나 근 30여만에 교수님께 편지를 씁니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활용해 웬지 인간미가 없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편지지에다 글을 쓰고 지우고를 수차례 반복하는 번거로움은 없어 편리해졌습니다. ㅎ 세상은 너무 빨리 많이 변했고, 또 변화하고 있어, 따라가기가 벅차기도 합니다.

교수님, 대학 졸업 후 정글 속으로 뛰어들어 치열하게 산 지도 벌써 26년이 지났습니다. 그 험난했던 시간들을 잘 넘긴 힘, 그 원동력은 학창시절 선생님께서 주신 말씀과 몸소 보여주신 행동들을 보고 배우고 느낀 바였습니다. 그런 가르침을 사회에서 일부나마 실천하면서 생활해 온 까닭에, 나름으로는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던 세월을 보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초, 기본,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고, 바르고 올곧게 생활하다보니, 전투에서는 질 수도 있었지만, 종국에는 이기는 전쟁을 이끌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 오늘 아침 간만의 여유 속에서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항상 바른 생각, 열심, 자기희생, 진정성, 배려, 열정과 절실함 등등 선생님께서 몸소 실천하시면서 보여주신 그 가치들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아울러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많은 동료분들과 제자들 모두를 존중하면서 세상의 이치와 세상사는 소중한 가치들을 일깨워 주신 그 깊은 맘에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교수님, 올 한 해 건강히 잘 지내신 데 감사드리면서, 다가오는 경자년 한 해도 늘 건강하시길 소원합니다.

부산, 그곳이 한파가 많은 곳이 아니지만, 겨울이고 바다 바람이 차니까, 감기에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 상무 태선아, 너무 고맙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고 계속 정진(精進)하거라. 일에도 때가 있느니라.

2019년 12월 30일, 해넘이 해돋이날
묵혜(默惠) 김 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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