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프리미엄=편리미엄’...2020년 소비 트렌드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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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프리미엄=편리미엄’...2020년 소비 트렌드로 주목
  • 취재기자 김수현
  • 승인 2019.12.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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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품질보다 편리한 제품이 인기
1인가구가 선호하는 간편식 밀키트
공유 전동킥보드 편리해도 너무 위험
편리함만 따지다가 간과되는 부작용도

자취 3년 차 대학생 송지훈(26, 부산시 금정구) 씨는 취업을 위해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일이 잦다. 공부하다보면 장을 볼 시간적 여유도 없으며 피곤해서 얼른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래서 송 씨는 마켓컬리나 쿠팡의 새벽배송을 이용해 물건을 구매하곤 한다. 송 씨는 “자기 전 물건을 주문하면 아침에 문 앞에 주문한 물건이 도착해있다”며 “직접 장을 보러 갈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소비트렌드 분석서 <트렌드 코리아 2020>은 ‘편리미엄’을 2020년을 이끌 키워드 중 하나로 택했다. 편리미엄은 편리함과 프리미엄이 합쳐진 신조어로, 물건을 구매할 때 가격이나 품질보다는 편리함을 더 따지는 소비 트렌드를 가리키는 용어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어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여가시간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현대인들은 운동, 취미활동으로 여전히 바쁘다. 바쁜 현대인들의 시간과 노력을 줄여줄 편리미엄 제품이나 서비스는 각광받지 않을 수 없다. 송지훈 씨가 사용하는 새벽배송도 장을 보러 갈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편리미엄 서비스 중 하나다. 송 씨는 “이웃집 문 앞에 배달된 물건들이 쌓여있는 것을 보면 ‘나 말고도 새벽배송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편리미엄은 다양한 형태로 나오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끼니를 제때 챙겨먹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간편하게 마셔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단백질 음료, 1인 가구를 위해 요리에 필요한 음식재료들과 소스가 포장되어 있어 재료를 넣어 끓이거나 데우기만 하면 되는 밀키트가 대표적이다. 회사원 김영광(31, 부산시 사하구) 씨는 “혼자 사는데 끼니마다 재료를 사서 요리하기 번거롭다”고 말했다. 또 김 씨는 “하지만 밀키트는 1인분 정량으로 포장돼 있어 음식물 쓰레기가 적게 나와서 좋다”고 덧붙였다.

GS25편의점에서 랩노쉬의 ‘마시는 식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현).
GS25편의점에서 랩노쉬의 ‘마시는 식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현).
밀키트는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이 정량에 맞게 들어있어 재료를 일일이 구매하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사진: 프레시지 홈페이지 캡처).
밀키트는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이 정량에 맞게 들어있어 재료를 일일이 구매하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사진: 프레시지 홈페이지 캡처).

서울과 부산의 길 주변에서 흔하게 보이는 공유 킥보드도 편리미엄 서비스 중 하나다. 가격은 꽤 비싼 편이지만 필요할 때 타고, 필요하지 않을 때 그 자리에 두고 갈 수 있는 편리함에 너도나도 공유 킥보드를 사용하려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편리하더라도 너무 비싼 가격과 위험해 사용을 꺼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드럼 강사 윤영웅(25, 부산시 남구) 씨는 입소문이 자자한 공유 킥보드가 궁금해 친구들과 함께 라임 공유 킥보드를 사용해봤다. 라임 공유 킥보드는 처음 잠금 해제를 위해 2만 원을 충전한 후 시간 당 6000원, 킬로미터 당 120원 정도가 빠져나간다. 윤 씨는 “아무리 편리하더라도 너무 비싸고 위험해서 즐기는 용도로만 타고 이동수단으로는 무리”라고 말했다.

경성대부경대역 5분 거리이내에서 공유 킥보드를 쉽게 찾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현).
경성대부경대역 5분 거리이내에서 공유 킥보드를 쉽게 찾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현).

이외에도 뷰티업계에서는 많은 단계의 기초화장을 귀찮아하는 남성들을 위해 스킨, 로션, 선크림 등이 한 번에 들어있는 올인원 제품, 건설업계에서는 슬리퍼를 신고 나가 집 앞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일명 ‘슬세권’ 주거시설이 편리미엄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음식점이나 카페 등 이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키오스크도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을 꺼려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비대면 결제서비스로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고 있다.

대학생 김모(23, 부산시 남구) 씨는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김 씨는 키오스크로 인해 비대면 결제가 가능하여 회전율도 빠르고 편리하지만, 장년층이나 노년층에게는 키오스크가 불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곳이 증가함에 따라 장년층이나 노년층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사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비대면 결제서비스 키오스크로 인해 계산대 앞에 줄을 설 필요 없이 빠르게 주문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현).
사람들은 비대면 결제서비스 키오스크로 인해 계산대 앞에 줄을 설 필요 없이 빠르게 주문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수현).

쉽고 편리하게 사용가능한 제품과 서비스가 대두되는 가운데, 편리미엄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업가 김혜빈(27,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비대면 서비스가 증가할수록 사람들 간의 대화가 줄어들 것이고, 편하게 누군가에게 말을 걸기조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혜빈 씨는 밀키트가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영양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들이 미래에 다가올 문제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다가올 문제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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