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습득 해외취업 목적에 워킹홀리데이 도전하는 대학생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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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습득 해외취업 목적에 워킹홀리데이 도전하는 대학생들 많아
  • 취재기자 박지혜
  • 승인 2019.12.1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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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 떠나는 대학생 한 해 4만 명...해외취업 목표 대학생 증가가 원인
인턴십, 해외체류, 사회봉사 등 역동적 스펙 기업 채용 때 중시한 탓도
비싼 의료비, 바쁜 생활로 고달파...언어와 문화 배우는 장점에 ‘해 볼 만’

대학생활이 지치고 힘이 들 때, 대학생들은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휴학한다. 그 기간 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아 ‘갭이어(gap year)’로 활용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도는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다.

대학생들이 워킹홀리데이를 많이 찾는 이유는 ‘해외취업’을 미래에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YBM 한국 TOEIC위원회에서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 6043명을 대상으로 해외 취업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9명이 해외 취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응답자의 78.4%가 기회가 있으면 해외취업을 하고 싶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퍼스 잡앤조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들이 해외 취업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다(도표: 갬퍼스 잡앤조이 자료, 취재기자 박지혜 제작).
캠퍼스 잡앤조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들이 해외 취업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다(도표: 캠퍼스 잡앤조이 자료, 취재기자 박지혜 제작).

해외취업을 원하는 수가 늘어남에 따라 대학생들은 휴학 중 어학연수, 교환학생, 워킹홀리데이 등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해외로 떠나고 있다. 그중 ‘워킹홀리데이’가 대학생들에게 인기다. 김민정(21, 경북 구미시) 씨도 “대학생활이 지치고 힘이 든다. 해외에서 어학연수나 직접 돈을 버는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도별 워킹할러데이 떠난 국가 현황 (단위:명)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워킹홀리데이를 방문하는 주요 국가와 참가자 현황(도표: 외교부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 자료).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워킹홀리데이를 방문하는 주요 국가와 참가자 현황(도표: 외교부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 자료).

도표에 따르면, 워킹홀리데이를 방문하는 인원 중, 캐나다로 떠난 학생수는 2013년 3373명에서 2018년 4053명으로 늘었고, 일본으로 떠난 학생수 또한 2013년 5102명에서 2018년 6534명으로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2018년 기준 2만 2118명으로 호주가 가장 많고, 일본 6534명, 캐나다 4053명, 뉴질랜드 2973명 순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고 있다.

워킹홀리데이란, 협정 체결 국가 청년(만 18~30세)들이 상대 국가에서 체류하면서 관광, 취업, 어학연수 등을 병행하며 현지 문화와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제도다. 워킹홀리데이 주요 영어권 국가는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가 있다. 이 중 한국학생들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장 많이 떠나는 이유는 편리한 비자발급과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는 카페 및 레스토랑 서비스 업종부터 공장, 농장 등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외국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대학생 최예지(24,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새로운 세상을 맛보고 싶고, 색다른 시각 체험을 하고 싶어, 호주로 약 8개월간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최 씨는 “외국에서 아르바이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워홀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호주는 한국보다 시급이 2배 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만으로 충분히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주는 카페 및 레스토랑 서비스 업종부터 시작하여 공장, 농장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호주는 카페 및 레스토랑 서비스 업종부터 시작하여 공장, 농장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외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면 영어실력은 저절로 향상될 수밖에 없고, 다른 나라에서 외국 친구들을 사귀며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서도 영어실력이 점점 발전한다. 이는 사람들이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이자 워킹홀리데이의 최대 장점이다.

반면, 낯선 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면서 겪는 각종 차별들이 워킹홀리데이 중 겪을 수 있는 설움이다. 김다영(23, 부산시 연제구) 씨에 따르면, 호주에서 워홀을 하면서 처음에는 일이 잘 구해지지 않아 일주일 동안 무급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김 씨는 “외국인 노동자의 서러운 삶을 직접 몸으로 호주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플 때 자유롭게 병원을 갈 수 있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외국은 의료보험이 잘 돼있지 않아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라고 지적한 사람들도 있다. 2016년 캐나다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보낸 이동훈(29) 씨는 “병원비가 비싸 병원에 가지 못한 채 끙끙 앓았을 때 가장 힘들었다. 의료 시스템뿐만 아니라, 각종 행정 처리를 할 때도 우리나라와는 달라서 고생했다”고 말했다.

박수현(21) 씨는 현재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워홀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털어놓았다. “워홀은 그 나라 사람들이랑 가깝게 지내다보면 자연스레 그 나라 문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워킹으로 일만 하고, 홀리데이로 여행은 제대로 즐기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학생들이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이유는 ‘다양한 경험’ 때문이다. 2018년 잡코리아가 1000대 기업에 입사한 신입직 합격스펙 총 2644건을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인턴십 경험’이 2017년 31.3%에서 2018년 35.1%로 늘었고, ‘해외체류 경험’이 16.9%에서 33.2%, ‘사회봉사활동 경험’이 28.1%에서 45.3%로 증가했다. 우리 사회는 어느 순간부터 졸업학점이나 자격증 같은 ‘스펙’보다 직무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경험’을 중요시하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

자소서(자기소개서) 기반의 면접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소재로 자신의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경험중심’ 스펙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도표: 잡코리아 캡처).
자소서(자기소개서) 기반의 면접이 강화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소재로 자신의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경험중심’ 스펙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도표: 잡코리아 캡처).

성공적인 워킹홀리데이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영어실력을 쌓기 위해서,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서, 돈을 모으기 위해서 등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를 갖고 각자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이동훈 씨는 “워홀을 하면서 다양한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영어실력은 물론 긍정적인 마인드를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예지 씨는 “비록 돈은 많이 못 모으고 왔지만, 워킹홀리데이는 나에게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영어, 경험, 돈 세 가지를 잡기는 불가능하지만, 워홀을 간다는 그 자체만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최 씨는 말했다.

워킹홀리데이는 장점과 단점 두 가지 이면을 갖고 있다.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사람이 워홀을 떠나기 전, 제일 중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모두 ‘영어’라고 강조할 만큼 ‘영어실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혜진(25, 서울시 동작구) 씨는 “워홀을 떠나기 전에 ‘만남 앱’을 적극 활용해 해당 워홀 국가의 친구를 미리 만들면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gap year을 갖고 떠나는 워킹홀리데이는 직진만 하던 20대에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하나의 ‘이벤트’ 같은 의미다. 취업준비, 영어공부 등 자신만의 ‘경험중심’ 스펙을 쌓기 위해 20대들은 바쁘게 준비하고 있다. 부산 유학 스테이션 관계자는 “워킹홀리데이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외국에서 살아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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