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에 가보니 없는 게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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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편의점에 가보니 없는 게 없더라
  • 취재기자 최은진
  • 승인 2016.03.04 15: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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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탐방] 현금인출기, 복사기, 화장실...서적 진열, 미니 서점 역할도
▲ 일본의 한 편의점에 다양한 종류의 도시락과 빵이 진열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주부 김용숙(45, 부산시 수영구 광안동) 씨는 작년 11월 딸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 김 씨는 일본이 한국보다 거리와 주택이 깨끗한 데 놀랐다. 특히 일본의 편의점 문화가 김 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씨는 “일본의 편의점은 한국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와 상품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한국보다 편의점 문화가 발달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고객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 일상생활에서 날마다 쓰는 다양한 물품과 식료품 등을 판매한다. 대부분의 한국 편의점은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현금 인출기, 공중전화 등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인기다.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음식을 즉석에서 먹을 수도 있다. 한국의 편의점도 이용하기에 큰 불편함은 없지만, 김 씨처럼 일본 편의점이 한국보다 훨씬 편리하다고  느끼는 한국 관광객들이 많다.

<아시아 경제>는 작년 11월 30일, 국내 편의점 숫자가 2013년 기준 2만 4,000개 정도이고 일본의 편의점은 그 2.2배에 이르는 5만 3,000개 정도라고 보도했다. <조선비즈>의 작년 12월 7일 기사에 따르면, 일본 유통업계의 총 매출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다.

일본 편의점의 상품과 서비스 중엔 한국과 유사한 것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일본 편의점도 도시락을 판다. 그리고 택배 서비스도 한다. 그러나 반찬이나 생선을 팔며, 만화책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한국과 다르다.

일본 편의점에서 특히 눈에 띄는 시설은 넓은 주차 공간이다. 모든 편의점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편의점이 주차 공간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일본인 아야메 무네(23, 일본 오사카 히로시마) 씨는 한국과 일본 편의점의 차이로 주차공간을 꼽았다. 그는 “일본 편의점에는 주차장이 있어서 편리하다”며 “자동차나 자전거를 탈 때, 편의점 주차장을 자주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 여행을 갔던 김무진(22, 부산시 금정구 부곡동) 씨는 일본 편의점 주차장에 자전거가 줄지어 주차되어 있는 것을 자주 목격했다. 그는 “편의점 앞에 자동차가 주차된 건 자주 봤지만, 자전거가 이렇게 많이 서 있는 것이 색달랐다”고 밝혔다.

일본의 편의점에는 복사기도 매장 안에 구비되어 있다. 몇 년 전 일본을 방문했던 대학생 손광익(24,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씨는 급하게 복사할 일이 생겼지만 복사점을 찾지 못해 곤란했다고 한다. 손 씨는 마침 근처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복사기가 비치된 것을 발견하고 무사히 복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그는 “편의점에 복사기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일본 편의점에도 한국처럼 복사기가 없는 줄만 알고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요시나카 미오(28, 일본 오사카 히라카타) 씨 역시 편의점 복사기를 자주 이용한다. 그는 “사진을 인쇄할 수도 있어서 복사하러 편의점에 가는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 일본 편의점 안에 비치되어 있는 복사기(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일본 편의점의 또 다른 특징은 편의점 내에 손님들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는 것. 최근 일본을 방문한 대학생 최해민(22, 부산시 금정구 회동동) 씨는 용변 때문에 길에서 곤욕을 치렀다. 한참을 헤매다 가까운 화장실 위치를 물어보려고 관광안내소를 찾았더니 편의점을 찾아가라는 답이 돌아왔다. 편의점으로 가라는 안내원의 말에 의아했지만 놀랍게도 편의점 안에 화장실이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 안내원이 잘못 설명한 줄 알았다. 편의점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 일본 편의점 안에 있는 화장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일본 편의점의 또 다른 특징은 서점 못지않게 다양한 잡지를 판매하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 박주은 (22, 경남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씨는 일본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모습으로 편의점의 잡지 코너를 꼽았다. 어떤 편의점에 가도 잡지 코너는 빠짐없이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그는 “그곳에서 다소 민망한 '19금' 잡지도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우리나라와는 달랐다”고 말했다.

일본 편의점 특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품질 좋고 다양한 종류의 식료품은 한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편의점 안에는 삼각 김밥, 냉동식품, 도시락, 샐러드, 빵 등 여러 종류의 식품들이 진열돼 있다. 일본 편의점의 한 관계자는 “혼자 사는 일본인이 많기 때문에 즉석 식품이 편의점에 많이 비치돼 있다“고 말했다.

▲ 일본 편의점 안에 마련되어 있는 잡지 코너(사진: 취재기자 최은진)

<주간조선>의 작년 8월 31일 기사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도시락을 즐기는 식문화를 갖고 있어 ‘벤토 수요’가 가장 많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벤토·오니기리와 같은 즉석식품 매출이 어느 편의점이나 30%가량 차지한다고 한다.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이모(19,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씨는 “즉석식품의 품목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일본의 편의점 식품들은 1인 가구용으로 포장돼 있어서 먹기에 더 편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에서 오재용 세븐일레븐 상무는 "일본 편의점은 같은 도시락이라도 지역별로 인기 있는 간장을 달리 써서 만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편의점 PB 상품은 업계 1등 브랜드와 협업해 만드는 최고급품인 경우가 많다며 일본 편의점 상품은 품질이 좋다고도 말했다.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 온 대학생 정지애(22,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 씨도 일본 편의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간편식품들을 맛볼 수 있었다. 정 씨에게는 일본 편의점이 마치 한국의 마트를 연상시켰다. 정 씨는 “식품류는 맛도 있지만 종류가 다양해서 대형마트를 축소해놓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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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2016-07-27 14:49:36
일본편의점 한 번 가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