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체육회장 선거 시작부터 오염...정정복 출마예정자 '가짜뉴스' 유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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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체육회장 선거 시작부터 오염...정정복 출마예정자 '가짜뉴스' 유포 논란
  • 취재기자 김강산
  • 승인 2019.12.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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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체육 분리' 취지 사상 첫 선거 오는 27일 치러져
장인화 전 대한장애인체육회 수석 부회장,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 출마 예정
정정복 예정자 "박희채 생체협 회장과 단일화 했다" 보도자료 배포...박 회장 "사실무근' 반박
정정복 후보(왼쪽)와 장인화 후보(오른쪽) (사진: 부산시)
정정복 출마예정자(왼쪽)와 장인화 출마예정자(사진: 부산시)

 

‘정치와 체육의 분리’를 명분으로 안고 사상 처음 민선으로 치러지는 부산시체육회장 선거가 시작 단계에서부터 ‘가짜뉴스’와 ‘거짓 선전’ 논란에 휩싸였다.

12일 부산시체육회에 따르면 현재 장인화 전 대한장애인체육회 수석 부회장과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 회장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출마설이 유력했던 박희채 전 부산시생활체육협의회 회장은 불출마하기로 했다.

논란의 단초는 정 전 축구협회장의 보도자료였다. 정 전 협회장은 장 전 부회장의 출마가 공식화한 지난 9일 다수 언론매체에 ‘박희채 전 생활체육협의회 회장과의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오는 27일 실시되는 첫 민선 부산시체육회장 선거 입후보에 유력했던 양대 후보인 정정복·박희채 회장이 지난 6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며 “박 전 회장처럼 생활체육 전반에 대한 풍부한 지혜와 경륜을 가진 어른이 통 큰 양보를 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단일화 소식은 선거의 판도를 결정지을 수 있는 커다란 이슈였다.

하지만 이는 ‘가짜뉴스’로 판명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정 전 협회장이 주장한 ‘단일화 합의’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 전 협회장이) 몇 번 찾아와서 (단일화를)부탁했지만 그렇게 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못박았다.

정 전 협회장은 논란이 커지자 부산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도자료의 단일화 합의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고 시인하면서도 “단일화는 아니지만 박 전 회장이 나를 지지하겠다는 데는 합의했다”며 ‘표현의 차이일 뿐’이란 뉘앙스로 해명했다.

박 전 회장은 여기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정 전 협회장과의 사이에 단일화 이야기는 없었다. 부산체육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 건강을 위해 뛸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뜻에서 불출마하게 된 것”이라며 “나를 두고 말들이 많은데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 중립적 입장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정 전 협회장은 더 이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엘리트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려는 취지로 민선을 실시하는 것인데 벌써부터 정치판의 질 낮은 행태가 나타나는 것 같아 언짢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체육회장 선거는 광역시 중 최초로 실시되는 것이라서 전국적으로 관심이 높다..

출사표는 정 전 협회장이 지난 10월에 먼저 던졌다. 그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최근까지 부산시축구협회장으로 활동한 게 체육계 활동의 전부이지만, 이 기간 동안 동아시안컵 대회와 호주와의 A매치를 유치하는 등 눈에 띄는 실적을 냈다. 호주의 친선경기는 지난 2004년 12월 독일과의 경기 이후 15년 만에 부산에서는 처음 열린 A매치였다.

정 전 협회장은 <시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시체육회장이 되면 동아시안컵 대회와 호주와의 A매치를 유치한 데 이어 부산의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 전 협회장은 또 “부산시체육회장이 되면 부산 체육의 예산을 배 이상 올릴 것”이라면서 “체육 예산을 올린다고 해서 부산시 다른 부서의 돈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목표를 설정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심사에서 많은 부분을 따내는 등 부산시와 ‘상생’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협회장은 그러나 최근까지 ‘현역 정치인’이었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는 이번 선거를 위해 사퇴하기 전인 지난 11월까지 민주당 부산 남구갑 지역위원장을 지냈다. 당시에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얼굴을 알려왔다.

때문에 그를 보는 시선이 고운 건 아니다. 그는 부산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 때 지역위원장 직 사퇴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부산시체육회장 선거 결과를 보고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해 비난을 샀다. 이후 지역위원장 직에서 사퇴하긴 했으나 꺼림칙해 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장인화 전 부회장은 지난 2003년 부산시 육상연맹 부회장을 시작으로 대한 장애인 사격연맹 회장, 대한장애인체육회 수석 부회장, 대한 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체육계에서 16년간 종사해 왔다.

이 기간 동안 의미 있는 실적을 남기기도 했다. 장 전 부회장은 대한 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회장을 지낼 당시 양 종목을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이끈 바 있다.

다만 장 전 부회장 역시 ‘정치와의 분리’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그는 오거돈 부산시장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부분이 출마 선언 전부터 우려를 낳아 왔다.

장 전 부회장은 <시빅뉴스>가 “부산시체육회장이 되었을 때 오 시장과의 친분을 배제한 ‘정치적 중립’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아직 정식으로 입후보를 한 게 아니라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등록 기간이 끝나면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의 입후보 기간은 오는 16일까지다. 선거운동은 18일부터 26일까지 8일간 진행되며, 투표 선거일인 27일 ‘민선 1호 체육회장’이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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