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이즈 백”이 이끄는 식품∙유통업계 뉴트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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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이즈 백”이 이끄는 식품∙유통업계 뉴트로 열풍
  • 취재기자 김해림
  • 승인 2019.12.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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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1억병 돌파 기염...오리온 ‘돌아온 베베’, 롯데리아 ‘오징어 버거’도 재출시
신세대는 호기심, 구세대는 향수에 젖어 뉴트로 상품 찾아

새로움의 ‘New’와 복고풍의 ‘Retro’의 합성어인 뉴트로 열풍이 계속 되고 있다. 최근 뉴트로 바람은 식품업계나 유통업계에서 거세게 불고 있다. 지금은 단종된 그때 그 시절 식품들이 소비자들의 재판매 요구로 다시 판매되면서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뉴트로 푸드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1995년 아이를 위한 과자로 오리온에서 출시한 과자 ‘베베’는 2012년에 단종됐으나, 베베를 찾는 소비자들이 끊이지 않고 재판매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져, 오리온은 7년 만에 ‘돌아온 배배’라는 상품명으로 재출시했다.

롯데리아의 오징어 버거는 2004년에 출시했다가 단종됐다. 롯데리아는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레전드 버거’ 투표를 통해 1위를 차지한 오징어 버거를 재출시했다. 1999년에 출시한 라이스 버거 또한 끊임없는 재출시 요구와 레전드 버거 2위를 차지한 저력에 힘입어 재출시해 소비자들이 다시금 옛날 맛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과거 인기를 끌던 과자나 다양한 식품을 다시 재판매해 기성세대에게는 복고감성을 일으키고, 밀레니엄 세대들에게는 신선함을 주면서, 전 연령층이 뉴트로를 즐기고 있다.

포털사이트(좌측)에 ‘돌아온 배배’를 검색하면 판매처와 리뷰가 100페이지 이상이다. 유튜브(우측)에 ‘돌아온 배배’를 검색하면 과자 후기를 올린 많은 영상이 나타난다(사진: 네이버, 유튜브 캡쳐).
포털사이트(좌측)에 ‘돌아온 배배’를 검색하면 판매처와 리뷰가 100페이지 이상이다. 유튜브(우측)에 ‘돌아온 배배’를 검색하면 과자 후기를 올린 많은 영상이 나타난다(사진: 네이버, 유튜브 캡쳐).

뉴트로 푸드 열풍이 불면서 많은 어르신 세대는 물론 어린 소비자들도 이를 구매하고 있다. 뉴트로 푸드를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대학생 백다솔(23) 씨는 “예전부터 베베를 좋아했는데 다시 출시돼서 그리운 마음에 샀다. 말 그대로 어릴 적에 사 먹은 추억에 젖어서 찾아서 구매했다”고 말했다. 백 씨처럼 자신의 어릴 적을 떠올리며 뉴트로 푸드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중학생 김혜원(15) 양는 “돌아온 배배라는 과자를 처음 봤는데 원래 있던 과자가 다시 나온 것이라고 해서 사봤다”며 “언니가 사 먹던 과자는 요즘 과자랑 다른가 싶어 호기심에 구매해봤다”고 답했다.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들은 호기심에 구매해보고 또 뉴트로 푸드에 새롭다는 의미에서 신선함을 느끼고 있다.

뉴트로 푸드를 단순히 복고감성을 즐기기 위함이 아니고 특이한 이유로 찾는 소비자들도 있다. 대학생 최유진(22) 씨는 “자랑하려는 심리 때문에 사는 것 같다”며 “출시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먼저 사서 SNS에 올려서 빨리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구매한다”고 말했다. 최도영(21) 씨는 “사람들이 다 사재기하길래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러는지 알고 싶어서 나도 따라 구매했다”며 “사람들이 뉴트로 제품이 언제 단종될지 몰라서 여러 개 쟁여 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이트 진로의 ‘진로이즈백’ 역시 뉴트로 감성을 겨냥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참이슬의 한자어인 진로(眞露)를 딴 진로이즈백은 옛날 소주 디자인을 재현함과 동시에 도수를 낮춰 20·30세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성일(25) 씨는 “부모님 세대 소주라길래 신기했고, 무엇보다 초록색 병 소주만 봐왔던 우리 또래들에게 투명한 유리병에 두꺼비 디자인이 신선했다”며 “요즘 들어서는 진로이즈백만 찾아 마시며 친구들과 복고감성 분위기를 낸다”고 말했다.

화이트 진로 진로이즈백이 마트 안 주류 진열대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뉴트로 감성을 즐기기 위해 일반 소주가 아닌 진로이즈백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했다(사진: 취재기자 김해림).
화이트 진로 진로이즈백이 마트 안 주류 진열대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뉴트로 감성을 즐기기 위해 일반 소주가 아닌 진로이즈백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했다(사진: 취재기자 김해림).

화이트 진로 진로이즈백이 마트 안 주류 진열대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뉴트로 감성을 즐기기 위해 일반 소주가 아닌 진로이즈백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했다(사진: 취재기자 김해림).

대학교 1학년생인 김진수(20) 씨는 “처음에 한자로고로 적혀있어서 참이슬 브랜드인줄 몰랐다. 한자 덕분에 중국 고량주 느낌이 들었고, 특이해서 가끔씩 진로이즈백을 찾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윤하(33) 씨는 “병 자체가 푸르고 투명한 유리병이라 시원한 느낌이 더 들었다. 도수도 25도에서 16.9도로 낮춰서 부담없다”고 답했다. 최 씨는 “진로가 옛날 소주병 디자인으로, 오히려 지금 일반 초록병 소주보다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을 줘서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한편 진로이즈백은 출시된 지 216일 만에 1억 53만 병이 팔려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심리로 뉴트로 푸드를 찾고 있다. 부산 기장 한 마트 직원 김은영(48) 씨는 “근래 들어 재출시된 제품 재고가 있는지 물어보는 고객분들이 많다”며 “확실히 요즘 사람들이 옛날 감성을 그리워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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