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연예인 방송 출연 금지법’을 ‘피해자가 있는 범죄’에는 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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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연예인 방송 출연 금지법’을 ‘피해자가 있는 범죄’에는 찬성함
  • 경북 포항시 임소정
  • 승인 2019.12.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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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되 징역 6년을 받은 가수 정준영(사진: 더팩트 제공).

범죄자가 착하게 변할 수 있는 잠재성을 인정할 수 있을까? 물론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피해자도 이를 받아들일지는 별개의 문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영훈이 발의한 전과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재조명되고 있다. 방송법이 개정될 경우, 실형이 확정된 연예인의 방송 출연이 금지된다. 위반 시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방송국에 부과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방송 출연 금지가 과도한 규제라는 우려가 있다. 나 또한 출연 기회를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니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범죄자도 한 시민으로서 재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고, 그 기회를 앗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었다. 사회는 범죄자를 건강한 시민으로 갱생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의 직업이 방송인이면, 적어도 방송 출연의 기회를 앗아가진 않아야 한다. 전과 연예인이 방송에 나왔을 시 그에 대해서 비판하는 건 시청자들 몫이고, 그 비판을 감내하는 것도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 몫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있는 범죄’에 한에서는 말을 달리하고 싶다. 피해자가 있는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은 방송 출연을 금지해야한다. 피해자가 그 사건을 다시 떠올릴 수도 있는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있는 범죄란, 학교폭력, 성폭력 범죄, 음주운전과 같은 교통사고 등이다. 특히나 성폭력이나 성매매 같은 악질 높은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의 경우는 방송에서 출연을 금해야한다. 배우 ‘이경영’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적 있다. 악질 높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이경영은 현재 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인기 드라마 <배가본드>를 포함해 올해 총 3개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또한, 전과 연예인 방송 출연 금지법은 소급적용이 되지 않아서 실행된다 해도 이경영의 출연을 막을 수 없다.

전과 연예인이 자숙하며 반성하고, 방송에 복귀한다고 해도 막상 방송에 나와서 웃으며 활동하는 모습을 보는 피해자의 심정은 우리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비슷한 예로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방송 회차 중, 실제로 방영됐던 뉴스 사고 영상이 등장해서 논란이 있었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가 국민 청원을 올리는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경우라고 비판을 받았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영상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때의 기억에 갇혀있는 기분이 든다”며 청원을 올렸다. 이러한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 배려 없는 방송은 피해자가 있는 전과 연예인을 방송에 출연시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피해자가 여실하게 있는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을 방송에 재출연시키는 건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전과 연예인의 방송 출연 금지를 방송법 개정안으로 발의한 배경에는 전과 연예인 자신의 범죄 이력을 웃음 소재로 삼아 방송을 하는 큰 문제점도 자리 잡고 있다. JTBC의 <아는 형님>의 고정 출연진인 ‘이수근’이나 게스트로 나오는 ‘신정환’, ‘탁재훈’ 등이 이에 해당한다. 탁재훈이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일종의 상황극으로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고, 이를 본 이수근이 “전화기로 다른 거 하는 거 아니죠? 다신 안 그러기로 한 거 아니냐"고 과거 도박 사건을 언급했다. 탁재훈은 이에 “설마 또 걸리겠냐”라고 답하면서 불쾌한 웃음을 준 적 있다. 생각을 확립하는 시기인 청소년이나 아직 어린 시청자들로 하여금 도박 등의 범죄가 별거 아니란 생각을 하게 한다는 점이 위험하다.

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공적 책임 준수 여부에 대한 심의 규제를 강하게 하여 제재 조치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 통신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며 올바른 이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설치된 기관이다. 또한, 범죄 이력으로 웃음을 얻으려는 그들의 개그에 동조하지 않고, 이들을 비판하는 시청자의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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