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어린이집 성폭행에 보건복지부 장관 "그럴수도 있다" 반응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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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어린이집 성폭행에 보건복지부 장관 "그럴수도 있다" 반응 파문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2.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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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자연스러운 일은 아냐. 피해가 작은 것도 아니다”
보건복지부 “국민의 마음 헤아리지 못한 발언 죄송하다” 사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남시 어린이집 성폭행 사건에 대해 "자연스러운 모습"이란 말을 해 논란이 일었다.(사진:JTBC 캡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남시 어린이집 성폭행 사건에 대해 "자연스러운 모습"이란 말을 해 논란이 일었다.(사진:JTBC 캡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남시 소재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성폭력 의혹 사건에 대해 “어른 관점으로 보면 안 된다.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한 가운데,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며 반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2일 오후 이현숙 탁틴내일 성폭력상담소 대표는 MBC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인터뷰에서 이날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발달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건 맞지만 자연스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어른들의 시선에서 경험이 다를 순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가 작은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피해자의 나이가 어려도 자기의 경험이나 맥락에 있어 받아들이는 게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애들이니까 별것 아니라거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피해 아동 부모는 아이에게 공감하면서도 평소와 같이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건 자체가 아이한테는 큰 기억으로 남지 않도록 일상처럼 대해주면서 이 문제에 대한 사안은 따로 풀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해 아동에 대해서는 “그런 행동들을 중단하게끔 어른들이 도와줘야 되는 것”이라며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진단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시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은 경기도 성남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5세 여자아이가 또래 남자아이에게 상습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아이 부모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며 논란이 커졌다.

지난 2일 복지부 전체회의에서 성남시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묻자 박 장관은 “아이들이 성에 대해 보는 시각에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답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박 장관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 (이번 의혹을) 성폭력 관점으로 보면 안 되고 발달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되었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가 더 드러나야 하고 전문가의 의견도 더 들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이 피해를 입은 아동 측과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자 보건복지부는 “장관의 발언은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인 의견을 인용한 것이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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