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상자 운송장 떼지 않고 버린다? 정보유출·범죄악용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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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상자 운송장 떼지 않고 버린다? 정보유출·범죄악용 위험!
  • 취재기자 이지은
  • 승인 2019.12.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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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물동량 급증 속 운송장 악용범죄 꾸준... 각별한 주의 필요

택배상자에 붙은 운송장을 제대로 폐기하지 않고 버리는 사람이 많다. 운송장은 개인정보가 적혀있기 때문에 정보유출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운송장 폐기에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작년 11월, 부산의 한 대학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에 ‘택배 버릴 때 조심하라’는 글이 올라왔다. 운송장을 떼지 않고 택배상자를 버렸다가 모르는 남성에게 연락이 왔다는 글이었다. 남성은 글쓴이가 마음에 들어 운송장에 붙은 번호를 보고 연락을 한 것이다. 글쓴이는 두려움에 떨며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 택배 운송장을 이용한 범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 뒤로도 에브리타임에 택배 운송장을 이용한 범죄 피해 사례가 몇 건 더 올라왔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모바일 쇼핑 비중이 압도적으로 증가하면서, 최근 5년 동안 국내 택배 물동량은 매년 8%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에 15억 건 규모였던 택배 물동량은 2018년 기준, 25억 4,300만 박스를 넘어섰다.

택배 물동량이 늘면서 택배 운송장을 이용한 범죄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지만 실제 택배 운송장 폐기는 잘 되지 않고 있다. 부산 남구 아파트와 빌라 여러 곳을 관찰한 결과, 택배 운송장이 붙은 채 버려진 택배상자가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운송장에는 정확한 주소와 이름, 전화번호까지 적혀있었다. 범죄자가 마음만 먹으면 각종 범죄로 악용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부산 남구의 빌라 몇 곳에서 발견된 제거되지 않은 택배 운송장에는 아파트 동·호수와 전화번호까지 남아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지은).
부산 남구의 빌라 몇 곳에서 발견된 제거되지 않은 택배 운송장에는 아파트 동·호수와 전화번호까지 남아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지은).

부산 남구 한 빌라의 경비원은 “재활용 분리수거함을 정리하다보면 택배 운송장이 붙은 게 반은 나온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알아서 잘 찢어버려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빌라에 거주중인 대학생 안나영(22, 부산시 남구) 씨는 “원래는 택배 운송장을 떼지 않고 버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페이스북에서 택배 운송장을 이용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글을 본 뒤로 항상 운송장을 떼고 운송장은 따로 버린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직장인 이 모(24, 경남 창원시) 씨는 “택배상자를 버릴 때 운송장을 떼는 걸 깜빡할 때가 많다”며 “택배 운송장을 이용한 범죄의 위험성을 몰라서 꼭 떼야한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택배 운송장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막기 위한 안심번호 서비스가 있다. 안심번호 서비스란 구매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상품을 주문할 때 입력한 배송지 정보의 연락처가 택배사 측에 노출되지 않도록 일회용 안심번호를 발급하는 서비스다. 택배사는 실제 연락처 대신 일회용 안심번호로 연락하며, 주문처리 종료 시 또는 주문일로부터 90일 후 자동으로 해지된다.

하지만 안심번호 사용에는 불편함이 따른다. 주문처리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발송하는 문자나 택배사에서 발송하는 배송예정기간 등의 알림 문자가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안심번호 송수신은 오류가 많아 택배사와 구매자 모두 불편을 호소한다.

또 지난 6월 4일, 숫자주소 플랫폼 홈넘버가 ‘홈넘버’ 만으로 택배 운송장을 출력하는 ‘스마트 택배 프린터’ 앱을 출시했다. 홈넘버는 배송 개인정보인 이름, 전화번호, 주소를 캡슐화한 11자리 숫자로 된 ‘스마트택배번호’다. 택배를 이용할 때 서비스 업체에 가상주소인 홈넘버만 제공하여 개인정보 유출이 없고, 타인이 부정사용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 홈넘버를 입력하여 운송장을 출력하는 시스템 ‘스마트 택배 프린터’는 홈넘버를 실생활에 첫 적용한 사례로, 가상 개인정보를 이용한 보안 운송장을 발급·관리하고 가상주소를 이용해 배달을 처리한다.

택배 운송장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보안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정보는 버려지고 있다. 운송장을 제대로 폐기하는 것이 이 문제에서 벗어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운송장을 폐기하는 방법으로는 먼저 운송장을 떼어낸 뒤 갈기갈기 찢어 버리거나 물파스 또는 아세톤으로 글자를 문질러 지우는 방법이 있다. 무심코 버린 택배 운송장으로 인해 각종 범죄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개인정보를 제거하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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