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현역 국회의원 단 3명, 청년들에겐 청년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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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현역 국회의원 단 3명, 청년들에겐 청년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 부산시 동구 박신
  • 승인 2019.11.28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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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 졸업을 앞둔 취준생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나와 비슷한 시기의 많은 청년들이 취업 문제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취업 문제와 같은 청년 문제를 직접 대변해줄 수 있는 젊은 국회의원이 없다. 내 아버지뻘 되는 국회의원들이 각종 수치와 그들만의 경험을 가지고 청년 정책을 뚝딱 만들어 낸다. 여기에 진정한 공감은 없다. 지금 청년들에게는 필요한 것은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젊은 국회의원이다.

현재 제20대 국회에서 30대 국회의원은 단 3명이다. 반면 50~60대는 무려 256명인데, 비율로 따지면 무려 86%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50~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33%인 것을 생각해 볼 때, 현재 국회의원의 연령별 비율은 비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민생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 지키기에만 매몰된 정당의 모습까지 더해져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세대교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현역 의원보다는 정치 신인을 뽑겠다는 여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86(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운동권 출신 정치인보다 젊은 세대를 원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80.5%에 달했다. 이처럼 구태정치를 씻어내고 정치 혁신을 위해서는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

젊은 정치인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나온 것은 아니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때 보여준 동물국회 모습부터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까지, 국민들의 정치 피로도는 계속 쌓여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지금, 국회의원들의 물갈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러한 목소리에 화답하듯 최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야에서 입지가 탄탄했던 두 사람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앞으로 정치 혁신의 긍정적 신호탄이 될 것이다. 이번 정치 혁신의 핵심은 젊은 인재로, 현재 비정상적인 국회의원 연령별 비율을 바로 잡고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계층이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30대는 물론이고 능력 있는 20대도 국회에 진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가 있는 선거제 개편 법안만 보더라도 국회의원의 연령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자신의 정당 의석수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차지할 수 있을지 계산하기 바쁘다. 우여곡절 끝에 선거제 개편이 되더라도 젊은 국회의원이 배제된 국회라면 국민을 오롯이 대표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내년 총선 전까지 선거제 개편과 함께 젊은 국회의원이 국회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일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20~30대의 정치 진출을 위해서는 여야 정당 지도부의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보여주기식 청년 인재 영입이 아니라 청년 정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젊은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 물론 그 인원도 늘려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각 지역구에서 활약할 수 있는 젊은 인재도 키워내야 한다. 정당별로 강세인 지역구에 젊은 인재를 밀어주거나 젊은 층의 비율이 높은 수도권 지역에 젊은 인재를 출마시키는 등 당내에서 전략적으로 젊은 정치인 양성에 힘쓸 필요가 있다.

이처럼 국민적 요구에 맞는 젊은 정치인들이 등장하고 제대로 된 활약까지 해준다면 젊은 정치인들이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선순환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 젊은 정치인이 늘어나면서 청년들의 문제를 기득권의 입을 빌려 말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청년 문제를 직접 겪었던, 혹은 겪고 있는 젊은 정치인이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 있다. 청년 정치인이 직접 청년 문제를 이야기한다면 그 말의 무게부터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하는 사람이다. 물론 모든 국민을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한쪽으로 쏠려서는 안 된다. 이러한 쏠림 현상을 해결하는 첫 단추가 바로 젊은 정치인의 등용이다. 나아가 국회의 남성 편중과 특정 직업군 쏠림 현상도 차차 해결해야 한다. 국민의 대표가 모인 국회가 모범이 되어 여러 불균형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사회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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