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부 동상이몽 ‘지소미아 사태’ ... 어디서부터 어긋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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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부 동상이몽 ‘지소미아 사태’ ... 어디서부터 어긋났나
  • 취재기자 김강산
  • 승인 2019.11.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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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유예 사건 이후 양국의 엇갈린 반응
지난해 9월 한일정상회담 당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사진: 더 팩트 제공).
지난해 9월 한일정상회담 당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사진: 더 팩트 제공).

 

“서로의 이해가 바탕이 됐다.”

22일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 결정’을 발표한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의 말이다. 한일 양국의 첨예한 갈등을 불러왔던 지소미아 사태의 ‘임시 휴전’을 알리는 메시지로 보였던 해당 인터뷰로부터 3일이 지난 지금, 양국은 ‘서로의 이해’가 아닌 ‘일방적 이해’를 내세우며 2차 외교 전쟁에 돌입했다. 끝을 모르는 지소미아 사태, 양 정부의 ‘유예 결정’ 발표 이후 타임라인을 정리해봤다.

청와대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정지하겠다” - 22일 오후 6시

지소미아 종료까지 6시간을 앞둔 시점, 청와대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 결정’을 발표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오후 6시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지난 8월 22일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차장은 "일본 정부도 이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김 차장은 "한·일 양국 정부는 최근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해 각각 자국이 취한 조치를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한국과 수출 규제 해제와 관련한 논의 시작하겠다” - 22일 오후 6시 8분

하지만 김 차장의 인터뷰와 달리 일본의 입장 발표는 한국보다 7분에서 8분 가량 늦은 시각에 이뤄졌다. 일본 수출규제 담당부서인 경제산업성의 이다 요이치 무역관리부장은 “지소미아를 둘러싼 한국 정부의 발표와 관련,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 조치에 변경은 없다”며 “다만 한일 양국간 국장급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합의로 정해진 시각을 지키지 않은 것은 물론,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 가능성’만을 언급한 알맹이가 없는 발표를 한 것.

아사히 신문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 , 산케이신문 “일본의 퍼펙트게임” - 23일 오전

양국의 석연치 않은 합의 다음 날 일본 언론은 일제히 ‘일본 정부의 승리’라는 뉘앙스의 기사를 쏟아냈다. 아사히 신문은 아베 총리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조건부 정지 발표 이후 측근들을 만나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으며,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가 “거의 이쪽(일본)의 퍼펙트게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에는 응하나 (한국의 요구에) 일절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한국 정부의 판정승”, 청와대 관계자 "아베 양심 갖고 한 말인지 의심스럽다"   - 24일 오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연장과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 철회 관련한 최근 한일 양국 합의 발표를 전후한 일본 측의 몇 가지 행동에 저희로서는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 실장은 “ '일본 외교의 승리다', '퍼펙트 게임이다' 이런 주장 등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을 자기 식으로 하는 견강부회"라며 "일본의 이런 일련의 행동은 외교협상에 있어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 실장은 "오히려 지소미아에 대해 우리가 어려운 결정을 한 다음 일본이 우리 측에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다"라며 "문 대통령의 원칙과 포용의 외교가 판정승을 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이런 문제점을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전달하고 강력히 항의했다”며 “일본 측이 사과 입장을 보내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지극히 실망스럽다"며 "그것이 일본 정부 지도자로서 과연 양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일본 외무성 간부 사과사실 전면 부인했다” 보도 – 25일 오전

25일 요미우리 신문은 정의용 실장이 말한 ‘일본 측의 사과’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가 ‘전면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외무성 관계자가 “그런 사실(일본 정부의 사과)은 없다”고 말했다며 “일본에 항의해 국내 비판을 피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재차 말하지만 우리 측은 일본에 항의했고, 일본은 사과했다” - 25일 오후

요미우리 신문을 통한 일본 외무성 관계자 인터뷰가 공개되자 청와대는 재차 반박을 내놓았다. 윤 수석은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지만 우리 측은 일본에 항의했고 일본 측은 사과했다”며 “만약 일본 측이 사과한 적이 없다면 공식 루트를 통해 항의해 올 것이라며 사과가 없었다는 일본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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