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빅뉴스의 일요 터치]김정은 이재정 이해식 이종걸에게 필요한 건 뭐? ‘금도’와 ‘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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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뉴스의 일요 터치]김정은 이재정 이해식 이종걸에게 필요한 건 뭐? ‘금도’와 ‘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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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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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도’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에서 적당한 한계를 두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고 할 수 있다’라고 쓴 이유는, 실은 사전에는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한자로 쓰면 ‘禁度’쯤 될 것인데, 이 한자어의 정확한 뜻은 ‘다른 사람을 포용할만한 도량’이다. 따라서 '한계'나 '절제' 정도의 표현이 나을 테지만, 말이란 게 언중이 많이 쓰면 또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이니, 이 자리에서는 그냥 '금도'란 표현을 쓰려 한다.

북한과 우리 정치권이 야박하고 치졸한 언어와 표현으로써 자주 금도를 넘고 있다.

북한, “너나 잘 하세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 평양공동사진취재단, 더 팩트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 평양공동사진취재단, 더 팩트 제공).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8월 16일 대변인 담화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를 폄하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표현이 나온다.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

생소한데다 자극적이기까지 해서 은근히 유행어가 됐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1일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의 내용을 공개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11월 25일, 부산)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였다. 친서를 공개하는 건 이례적인 것이다. 예의가 아니란 뜻이다.

통신은 ‘간절히’ 어쩌고 하면서 문 대통령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이라면 철이 없어 소뿔 위에 닭알 쌓을 궁리를 했다고 하겠지만’이란 표현까지 써 가면서. 통신은 ‘물 위에 그림 그릴 생각’이란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북한 특유의 오지랖 넓은 내정간섭성 발언도 빼먹지 않았다. "남조선의 보수세력들은 현 ‘정권’을 ‘친북정권’이니, ‘좌파정권’이니 하고" 라는 부분이다.

'금도'란 건 이럴 때 쓰는 표현일 텐데, 그러니 오지랖 넓은 짓 하지 말고 ’너나 잘 하세요‘라는 말이 나오게 돼 있다. ’소대가리‘ ’남조선 보수세력‘ 운운할 시간에 불쌍한 인민들에게 '이밥'과 '소고깃국' 먹일 궁리나 하라는 것.

정치권의 유치찬란한 언행들...“코흘리개인가, 양아치인가”

단식 투쟁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사진: 더 팩트 이선화 기자, 더 팩트 제공).
단식 투쟁 중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사진: 더 팩트 이선화 기자, 더 팩트 제공).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단식을 하고 있다.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선거법, 공수처법, 이런 것들이 나라의 근간을 흔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조롱과 비아냥이 난무했다.

이재정 박찬대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들은 늘 그래왔듯 인격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해식 대변인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이 웰빙단식에 이어, ‘황제단식’, ‘갑질단식’을 선보이고 있다”고 조롱했다. 한국당 당직자들의 ‘단식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가 논란이 되자 이런 말을 한 것이다.

그는 “국민에 폐 끼치고, 정치권과 자기 당에 폐 끼치고, 하위 당직자에 폐 끼치는 단식을 뭐하러 하느냐”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야당인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장외 투정’ ‘삭발 반항’ ‘의전 단식’이라고 특정 단어들을 비틀어서 공격했다.

언뜻 조어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는데, 실상은 코흘리개들 말장난 수준의 것들이란 반응이 많았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시쳇말로 ‘끝판왕’이었다. 그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황 대표에게 띄우는 편지 형식의 글이었다.
이 글은 60대 지식인의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유치찬란했다. ‘교안 오빠’ ‘삼초 고려’ ’위장(胃腸)탄압‘ ‘속옷목사’ ‘쌤쌤해요. 퉁 치자고요’...

이종걸님, 이게 재밌습니까?

황 대표의 단식을 두고는 당 내부에서조차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하는 것 같다.

하지만 명색 공당의 대표가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정치적 주장을 펼치고 있는 마당에, 국회의원쯤 되는 사람들이 동네 양아치 행인 희롱하듯 하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삶은 소대가리’가 한심해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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