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따라 ‘초절식 다이어트’ 열풍…결과는 ‘체중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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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따라 ‘초절식 다이어트’ 열풍…결과는 ‘체중공포증’
  • 취재기자 조민영
  • 승인 2016.02.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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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체중공포증, 거식증·폭식증 등 각종 질병 유발
▲ 연예인 다이어트 식단대로 차려본 식탁(사진: 취재기자 조민영).

365일 다이어트와 전쟁 중인 대학생 이채은(22, 부산시 동래구 명륜동) 씨의 일과는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500g만 체중이 증가해도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는 그녀는 TV에서 한 연예인이 1일 1식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말을 듣고 이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하루에 가리는 음식 없이 딱 한 끼만 먹는 것이다. 이 씨는 “항상 살찔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습관적으로 몸무게를 재는데, 몸무게가 조금만 늘어도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예쁘고 날씬해지고 싶은 마음에 이 씨와 같이 몸무게에 집착하는 ‘체중공포증(weight phobia)’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체중공포증은 사람들이 미디어와 문화의 영향으로 날씬한 몸매를 선호하는 데 반해, 뚱뚱한 몸매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생각해, 살찌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를 말한다. 체중공포증을 앓는 사람 대부분은 이 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체중계에 올라가고 적은 무게 증가에도 심리적인 압박을 받는다.

대학생 이유림(22, 서울시 용산구 갈원동) 씨는 몇 달 전 다이어트에 성공해 5kg을 감량했다. 그러나 다이어트에 성공한 기쁨은 잠시, 그녀는 요요현상이 올 것이 두려워 살찌는 음식을 멀리하고 있다. 이 씨는 “제일 좋아하는 치킨, 라면을 끊었다.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는 게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거식증, 폭식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5년간 약 2,062명이 증가, 진료비가 5년 새 약 8억 3,000만 원이 증가했다(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제공)

부산시 동래구의 한의원 최모(47) 원장에 따르면, 이 같은 체중공포증은 다이어트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그 원인인 경우가 많다. 최 원장은 체중공포증이 극심해지면 살찌는 것을 과도하게 두려워하게 되고 음식섭취에 대한 공포가 커져 거식증, 폭식증, 우울증, 생리불순 등 여러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남성보단 다이어트를 많이 하는 여성에게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연예인을 보고 살을 빼기로 결심한 김지은(22, 울산시 남구 신정동) 씨는 하루에 500cal 미만으로 음식을 섭취해 현기증이 나서 쓰러진 경험이 있다. 그녀는 병원에 다녀온 후 다이어트 기간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던 음식들을 폭식하게 됐다. 김 씨는 “연예인 다이어트 비법이라고 나온 방법을 따라 했는데 현기증이 나고 어지러웠다”며 “다이어트를 그만둔 후 음식에 대한 욕심이 커져서 다 먹다 보니 폭식증 직전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최근 많은 여성들이 체중공포증을 겪고 있는 데는 여자 연예인들의 초절식 다이어트 성공 사례 영향이 크다. 가수 아이유는 하루에 사과 1개, 고구마 2개, 단백질 쉐이크 한 잔만 먹고 5일 만에 5kg을 뺐고, 가수 박보람 또한 과일과 샐러드, 고구마, 달걀 등이 주를 이루는 식단으로 무려 32kg을 감량했다.

그러나 연예인 다이어트의 단면만보고 무턱대고 따라했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헬스 트레이너 김지욱(29) 씨는 무조건 적게 먹으면 살이 빠지는 건 사실이지만 이후에 무조건 요요현상이 오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연예인들은 자기 체질에 맞는 식단과 철저한 운동으로 몸매를 관리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무조건 적게 먹는 초절식 다이어트보다 적절한 운동과 자신에게 맞는 식단으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얻은 질병은 인지행동치료, 역동적 정신치료, 가족치료, 약물치료 등이 필요하다. 인천 심리상담센터의 한 심리상담전문가는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 증상의 원인이 되는 배후의 성격과 심리, 정서를 치료해야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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