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영국의 앤드루 왕자가 결국 모든 공무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는 20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해 사법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겠으며, 영국 여왕의 허락 하에 모든 공무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지난 며칠 동안 나와 제프리 엡스타인의 이전 관계가 우리 가족의 일과 많은 자선단체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소중한 일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이에 나는 여왕께 공무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했으며 허락을 받았다”고 밝히며 사퇴를 공식화했다.
앤드루 왕자의 성추문 파문이 일자 영국의 기업이나 대학들이 앤드루 왕자가 세운 자선단체 ‘피치앳팰리스’와의 관계를 끊거나 후원·협력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앤드루 왕자는 모든 공직 업무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앤드루 왕자는 지난 8월 미국 맨허튼 교도소에서 수감 도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미국의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의 알선으로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 등 여성들과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을 받았다.
앤드루 왕자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는 “나는 제프리 엡스타인 성범죄의 피해자”라며 “그는 내게 정치인이나 사업가 등 유력 인사들과 성관계를 갖도록 했으며, 17~18세이던 지난 2001~2002년에는 앤드루 왕자와 런던, 뉴욕, 카리브해 등에서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이 불거지자 앤드루 왕자는 이달 16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BBC방송의 ‘뉴스나이트’에 출연, “피해 여성을 만난 기억이 없다”며 자신을 둘러싼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피해 여성이 증거물로 제시한 앤드루 왕자와 함께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자 의혹과 반감을 키우며 거센 역풍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