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가 반항하는 ‘불평등 구조’, 학교 성적 낙오자가 반항하는 ‘불평등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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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가 반항하는 ‘불평등 구조’, 학교 성적 낙오자가 반항하는 ‘불평등 구조’
  • 부산시 남구 김가현
  • 승인 2019.11.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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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이란 사회적 규범으로부터 벗어난 모든 행위를 말한다. 일탈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내가 생각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사회적 불평등’이다.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인간의 일탈을 촉진시킨다.

한 언론에서는 최근 화제가 되었던 영화 <조커>가 구조적 폭력이 불법적 폭력을 재생산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구조적 폭력이란 영화에서 드러나는 경제적 불평등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영화 <조커>의 주인공 아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웃게 되는 병이 있는데,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가문의 부에 힘입어 정계에 진출할 때, 광대 아서의 웃음 장애 치료는 의료복지 예산 삭감으로 중단된다. 이렇게 불평등한 사회 속에 자신의 장애와 꿈마저 하대 받자 살인을 서슴없이 하는 조커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아서가 겪었던 불평등처럼 구조적 폭력에 짓밟혀온 빈자들이 그를 추앙하는 폭동이 일어난다. 사회적으로 징벌 받아 마땅한 범죄자가 추앙받는 것은 고담시(영화의 배경)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구조화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역설이다. 영화 <조커> 속 경제적 빈자의 폭동은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경제적 불평등의 양극화를 환기시킨다.

내가, 그리고 나의 친구들이 겪었던 불평등 또한 일탈을 초래했다. 고등학교 시절, 성적으로 차별하는 교사들이 많았다. 성적으로 한 사람의 인성과 가능성을 판단했다. 상처를 받은 나와 내 친구들은 오랫동안 지속되던 교사들의 고질적인 선입견과 차별에 큰 반항이나 이견을 주장하지는 못했지만, 해당 교사들의 수업을 듣지 않고 자습을 하거나 자는 등의 작은 일탈 행동을 했다. 그러한 일탈 행동은 더 무거운 규제로 이어졌지만, 우리들은 계속해서 일탈했다. 차별받는 친구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일탈하는 규모와 일탈하는 횟수는 점점 더 늘어났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인성 또한 좋지 않고, 일탈까지 행한다고 생각하는 몇몇 교사들의 차별 기준은 다른 교사들에게까지 정당화됐다.

나는 내가 저지른 일탈 행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교사들 행동 또한 잘못이지만, 우리 행동도 분명 잘못이기 때문이다. 부조리한 일에 부조리하게 대응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들이 일탈을 시작하게 된 배경, 즉 불평등 구조는 반드시 완화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 내에서 뿐만 아니라 큰 사회에서도 불평등 구조로 인해 피해를 입고, 일탈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주는 악 순환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 정책과 개인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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