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춤 추는 세상에, ‘타다’ 막는 당국과 택시업계에 고객들은 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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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춤 추는 세상에, ‘타다’ 막는 당국과 택시업계에 고객들은 분개한다
  • 부산시 해운대구 이승주
  • 승인 2019.11.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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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하거나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우버’를 이용해봤을 것이다. 우버는 우리나라 택시와 비슷하게 운영되지만 우리나라에는 시행되지 않는 4차 산업시대 공유경제의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한국 운송업에서 우버 서비스는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했고,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당한 실정이다. 유상 운송행위를 하려면,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광역자치단체장 면허를 받거나, 시, 도지사에게 등록해야한다. 하지만 타다는 렌터카 사업자 시행령의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의 경우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입법 취지를 왜곡해 불법 유사 택시영업을 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유상 운송행위를 할 수 있는 택시도 결국 사기업이다. 타다와 우버 같은 경쟁자가 없으면 서비스 질적 하락과 고객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택시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독점 체제라도 요금을 대폭 올릴 수 없다. 하지만 택시 기사의 불친절과 승차거부 문제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을 보면 경쟁업체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인크루트’는 공유 모빌리티(타다, 쏘카 등) 이용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41%가 이용하고 있고 앞으로 이용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28%만이 이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공유 모빌리티에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응답자들이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이유로 꼽은 것은 시간 단축, 승차거부 없음, 편리한 결제 순이었다.

나는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우버를 많이 이용해보았다. 우버 요금은 한국 택시와 비슷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앱을 통해 최단거리를 계산하여 요금을 미리 내고 타는 점, 한국 택시처럼 불친절한 서비스가 없다는 점 등이었다. 실제로 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타다와 해외의 우버는 하차 시 운전자의 서비스에 평점을 매기거나 피드백을 받는 등 고객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우버는 개인 소유 자동차를 이용하여 서비스하기 때문에, 차종이 천차만별이다. 재수 좋으면 드물기는 하지만, 벤츠가 걸릴 수도 있다. 나는 호주에서 우버를 부른 후 ‘이번에는 어떤 차가 올까’ 매번 기대를 크게 하곤 했다.

반면에, 한국 택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일부 택시 기사의 경우겠지만, 승차거부와 불친절 얘기가 한시도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불만 사항이 나아지지 않는 것을 보면, 택시업체에서는 그런 고객불만 사항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진다. 또한 길을 잘 모르는 외지인에게는 일부러 목적지를 돌아서 가 요금을 많이 받는다든지, 카드를 내면 눈치를 준다든지, 손님 정치 성향도 모르면서 일방적인 정치적 지지를 강요하거나, 운전 중 끼어든 다른 차를 향해 욕을 하는 등 승객의 존재를 아예 무시하고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기사들이 줄지 않는다.

지인이나 연인을 밤 늦게 택시에 태우고 보낼 때, 일부 사람들은 번호판을 외우거나 사진을 찍어 놓는다는 말을 한다. 기사를 믿지 못해서다. 우리는 대중교통인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 때, 번호판을 외우지는 않는다. 택시 요금은 대중교통에 비해 상당히 비싼 편이다. 그만큼 좋은 서비스를 받아야 할 손님이 비싼 돈을 주고 긴장하면서 택시를 탈 이유는 없다.

경쟁은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 공유경제와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현재, 택시업계는 경쟁업체를 완강히 거부한다. 타다의 이재웅 대표는 AI를 국가 전력사업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날, 검찰이 타다를 기소했다며 비판했다. 타다는 AI 기술을 이용해 최적의 경로와 시간 등을 계산해 빅데이터로 만들고 그것을 활용하는 사업이라 4차 산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또한 우버는 미국 피츠버그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시험운행하고 있다. 아직은 승객을 탑승시키지 않고 두 명의 운전기사를 탑승시켜 시험운행 중이라지만, 머지않아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낡은 법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적이고 자격을 갖춘 운전사가 필요한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경쟁을 거부하고 스스로도 개선하지 않는 택시와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새로운 기술을 막는 것은 수많은 신기술들이 등장하는 세계 흐름에 도태되는 일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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