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무역적자 16년만에 최저치 전망... 日 “제 발등 찍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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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무역적자 16년만에 최저치 전망... 日 “제 발등 찍은 셈”···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1.1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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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무역수지 적자, 2010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셈
수입 규모가 수출 규모보다 더 크게 줄며 무역수지 개선

올해 일본에 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글로벌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반도체 기업의 장비수입 감축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화학 수입액 감소 등의 영향이 크지만, 최근 확산한 일본제 불매 운동으로 소비재 수입이 줄어든 것도 상당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163억 6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억 1400만 달러)보다 20.6% 줄었다.

역대 1~10월 기준 2003년(155억 66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은 적자를 내는 것이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2010년(361억2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올해의 경우 수입 규모가 수출 규모보다 더 크게 줄어들면서 무역수지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도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우리가 일본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줄었지만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훨씬 더 많이 줄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까지 대일 수출액은 237억 4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수입액은 401억 11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12.8%나 감소했다. 올해 일본산 수입 감소율은 2015년(14.7%)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업황 부진을 반영해 시설 투자를 조절하면서 일본산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부품·장비 수입을 대폭 줄인 게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일본제 불매운동으로 자동차, 의류, 주류, 전자제품 등 주요 소비재의 수입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7월 이후 일본 브랜드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경우 대일 무역적자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일 무역환경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인식이 높아졌다"며 "단기간 내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를 계기로 고질적인 대일 무역역조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에 좋은 '보약'이 됐고, 일본은 '제 발등을 찍은 셈'이 됐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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