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사진 무단도용, 나도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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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사진 무단도용, 나도 당할 수 있다
  • 취재기자 조민영
  • 승인 2016.02.03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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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하다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내 사진을 가지고 자기인 척 행세하는 것을 발견했다면, 어떤 기분일까? 작년 12월, 페이스북에 유명 개그맨이자 MC인 유재석이라는 이름으로 유재석의 일상적인 사진과 게시물이 올라와 사람들이 실제 유재석이 페이스북을 한다고 믿었고, 유재석의 페이스북 계정에 큰 관심을 가졌다. 유재석의 페이스북 팔로우 수는 몇 만 명에 달했고, 유재석 게시물의 좋아요 건수는 1만 건이 훌쩍 넘었다. 그러나 유재석의 소속사에서 유재석은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유재석의 페이스북 계정은 사칭인 것으로 드러났고, 그 계정은 바로 폐쇄됐다. 유재석 뿐만 아니라 연예인 박해진, 이종석, 이광수 등등이 SNS 사칭을 당한 적이 있다. 이처럼 일반인이 그 연예인인 척 SNS를 통해 연예인을 사칭하는 사례는 많이 있었다. 그런데 일반인의 얼굴로 페이스북 계정 등을 사칭해서 일반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 유재석 페이스북 사칭 계정(사진: 유재석 사칭 페이스북 캡처).

SNS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일상을 공유한다. 하지만 이렇게 올려진 사진을 다른 누군가가 무단으로 가져가 자신인 척 사칭하는 일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사칭뿐만 아니라 사진을 허락 없이 무단 도용하는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 인스타그램에 사진도용을 검색하면 사진도용금지 관련 해쉬태그를 단 사람들이 많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직장인 백모(41) 씨는 며칠 전 지인한테서 한 채팅 사이트에 자신의 사진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확인해 보니 본인의 사진이 맞았다. 너무 기분 나빠서 경찰에 신고했더니 법원에 초상권 침해로 고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그녀는 복잡해지기 싫어서 채팅 사이트에 전화해 범인을 잡아달라고 하고 그 사람을 사이트에서 탈퇴시키도록 했다. 백모 씨는 “사진 무단도용을 당한 게 이번이 두 번째인데 기분이 정말 좋지 않다.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고소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백모 씨의 사진을 도용한 사람이 한 채팅사이트에서 사용했던 상황(사진: 백모 씨 인스타그램 캡처).

화장품 후기나 사용 방법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에 올리면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해 주는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연정미(24) 씨는 애콤이라는 활동명으로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여성에게 인기를 얻으며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그녀가 올린 사진을 허락 없이 페이스북에 가져가서 올리거나 인스타에서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겨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녀는 사진에 로고를 새겨도 신경 안 쓰고 올리는 사람도 있고, 포토샵으로 로고를 지우고 사진을 올리는 사람도 있어서 지금은 전문가가 아니면 지울 수 없는 위치에 로고를 새기고 있다. 연정미 씨는 “무단으로 사진을 사용한 사람들에게 삭제하라고 메시지도 보내고 댓글을 달아도 꿈쩍도 없이 무시한다.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더라”고 말했다.

▲ 뷰티크리에이터 애콤은 블로그, 무단도용에 대한 경고문까지 작성했다(사진: 애콤의 블로그 화면 캡처).

변호사 박봉철 씨는 사진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데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수집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진을 무단으로 복제 배포하거나 편집하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여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민사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SNS는 전파력이 강하고 일단 유출된 이상 그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업무적으로 중요하거나 사생활이 드러날 수 있는 사진은 부당하게 도용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의 사진을 가져가서 무단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목적과 상업적인 목적이 있다.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일반인 중에 예쁜 여자 사진을 찾아서 올린 적이 있다는 대학생 정모(22) 씨는 SNS를 보다가 아주 예쁜 여자를 발견해서 그 여자 사진을 모두 저장한 후에 마치 자신인 것처럼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그녀는 “많은 남자가 예쁘다고 연락이 왔었다. 내가 아니지만 예쁘다고 해주니까 좋아서 계속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우리나라 형법은 범의(범죄에 관한 의도)를 처벌의 요건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고의가 없었다면(단순 실수였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필적 고의(예를 들면 유포가 되거나 상대방이 손해를 보더라도 "어쩔 수 없지"하는 마음)가 인정되면 고의로 보기 때문에 처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단순한 신상도용이라도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하여 형사처벌 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형사처벌도 되고 민사손해배상도 해주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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