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지카 바이러스' 공포... "혹시 우리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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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지카 바이러스' 공포... "혹시 우리나라도?"
  • 취재기자 류효훈
  • 승인 2016.02.0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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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소두증 유발....임산부들, "작년 메르스 사태처럼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
▲ 현재,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 해 5월 브라질을 시작으로 중남미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후 중남미 26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태국,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까지 총 28개의 나라로 확산됐다(그림: 질병관리본부 제공).

둘째 아이를 준비하고 있는 이모(33, 부산 동래구 수안동) 씨는 최근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걱정이 많다. 임산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면 소두증에 걸린 아이를 출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 메르스 때처럼 일이 커지는 건 아닌지 무섭다. 그래서 지카 바이러스가 진정될 때까지 임신을 미루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저출산국가인데, 자녀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소두증 신생아 출산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이 브라질을 시작으로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의 임산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집트 숲모기에 의해서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는 발열, 발진, 관절통, 결막염, 두통 등과 같은 증상을 3 내지 7일 정도 경미하게 유발한다. 최대 잠복기는 2주이며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로 대부분 회복된다. 뿐만 아니라 감염된 사람의 약 80% 정도는 감염되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불현성 감염으로 끝난다. 언뜻 보면, 지키 바이러스의 위험은 가벼워 보이지만, 임산부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임산부가 감염되면, 두뇌가 다 성장하지 못하는 소두증에 걸린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

임신 4개월차인 최모(31, 서울시 은평구) 씨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아직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불안하다. 한국에는 아직 영향이 없지만, 혹시 모르니 하루 빨리 지카 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초기 임산부인 김모(30, 부산 동래구) 씨는 “지카 바이러스 땜에 걱정이 많다. 부디 문제 없이 아이를 순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지카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감염사례가 없지만, 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흰줄숲모기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것으로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카 바이러스를 보유한 흰줄숲모기는 아직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아 이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인들이 발생 국가 여행 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외교부와 협력하여 지카 바이러스 유행국가 출국자에 대해서는 감염 예방을 위한 홍보 문자를 발송하고, 입국자를 대상으로는 의심 증상 발생 시 인근병원을 방문하거나 보건소에 신고하도록 안내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작년 메르스 사태처럼 번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임산부들은 우려는 식을 줄 모른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임산부 김모(29, 부산 금정구 부곡 2동) 씨는 “12주 미만의 태아는 더 위험하다고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메르스 사태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난리났는데 이번에도 지카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뱃 속 아기가 위험해지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3월에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강모(28,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씨는 “올해 애를 가질려고 계획 중이었는데 작년 메르스처럼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카 바이러스를 지난 2일 제4군 법정감염병(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감염병, 또는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입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WHO 국제 공중보건위원회가 상황을 선포하면, 국내도 이에 맞춰 대응 조치를 취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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