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쫓겨난 모랄레스, 멕시코 망명길 올라…볼리비아 야당 의원 ‘임시 대통령’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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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쫓겨난 모랄레스, 멕시코 망명길 올라…볼리비아 야당 의원 ‘임시 대통령’ 선언
  • 취재기자 송정빈
  • 승인 2019.11.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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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서 “내 목숨 구해줬다” 인사
우파 야당 자니네 아녜스 상원 부의장, 볼리비아 임시 대통령 자처
길바닥에 누워 이불을 깔고 노숙하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사진: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트위터 제공).
길바닥에 누워 이불을 깔고 노숙하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사진: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트위터 제공).

대선 부정선거 논란으로 대통령궁을 쫓겨나며 불명예 퇴진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사임 하루 만에 멕시코로 망명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사임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인 11일(현지시간) 멕시코 군용기에 탑승한 뒤, 출발 16시간 만인 12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도착 직후 취재진 앞에 서서 자신의 망명을 허용해준 멕시코 정부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향해 “내 목숨을 구해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어 “살아있는 한 정치를 계속할 것이며, 살아있는 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연대하며 함께 사회주의를 이끌어 온 형제지간으로 알려졌다.

앞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망명 도중 길바닥에 누워 이불을 깔고 노숙하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는 한편 그는 “사랑하는 볼리비아를 버리고 멕시코로 떠나게 돼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며 “더욱 강해지고 힘을 길러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망명을 수락했다고 알려졌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우리 군용기를 탑승해 멕시코로 오고 있다”며 “모랄레스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척 망명을 공식 요청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볼리비아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이어 부통령, 상원의장, 하원의장 등이 모두 물러나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파 야당 민주사회주의운동 소속의 자니네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다.

아녜스 상원 부의장은 12일(현지시간) 오후 수도 라파스에서 열린 의회에서 “즉시 대통령으로 취임하겠다”며 “나라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대통령 선언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대선 부정선거 논란 속에 사임 의사를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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