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격화 ‘전쟁터 방불’···건물 화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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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격화 ‘전쟁터 방불’···건물 화재까지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1.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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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평일 시위’전략···대학서 학생-경찰 충돌
대부분 대학 수업 중단···13일 휴교 이어갈 예정
홍콩 대학 캠퍼스 안에서 학생과 경찰이 충돌했다.(사진:SCMP 캡쳐)
홍콩 대학 캠퍼스 안에서 학생과 경찰이 충돌했다.(사진:SCMP 캡쳐)

홍콩 시위 현장이 전쟁터를 방불케할 정도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 캠퍼스 안에서는 경찰과 학생들이 충돌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2일 홍콩 중문대학, 이공대학, 시립대학 등 여러 대학 학생들은 교내에서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교내까지 진입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홍콩 시립대학에서는 학생들이 학장 집무실 내 집기 등을 부쉈다. 홍콩 중문대와 시립대 등에서는 학생들이 학교 출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경찰 진입을 막았으며, 교내에서 활, 화살, 투창 등 무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홍콩 곳곳에서는 시위대가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지르고 돌 등을 던지며 늦은 밤까지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이에 맞서 최루탄,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SCMP는 중문대학 상황에 대해 “교정이 전쟁터와 흡사하다”고 보도했고, AFP 통신은 대학캠퍼스가 새로운 충돌의 장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중문대 학생들은 “우리는 실탄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희생을 치르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며, 1명의 목숨을 100명 경찰의 목숨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오룽퉁 지역의 한 쇼핑몰 안에서는 시위대가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에 불을 붙이는 장면도 목격됐다.

대부분의 홍콩 내 대학은 수업을 중단했고, 영국계 국제학교 등 홍콩 내 상당수 초중등 학교도 임시 휴교를 선언했다. 중문대학과 홍콩대학, 홍콩침례대학 등 다수 학교는 13일에도 휴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 시위참여자는 SCMP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평일 폭력' 전략을 쓰고 있다면서, 주말 오후 늦게 거리로 나와 도로 봉쇄 등을 했던 것과 달리 평일 홍콩도심 상업지구에서 시위를 전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송환법을 반대하며 시작된 홍콩인들의 시위는 지난 주말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해 학생 한 명이 중태에 빠지면서 더 격렬해졌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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