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유럽까지...부산역 광장, 유라시아 철도 꿈꾸며 새 단장, 새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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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유럽까지...부산역 광장, 유라시아 철도 꿈꾸며 새 단장, 새 변신
  • 취재기자 안시현
  • 승인 2019.11.12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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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새 이름은 ‘유라시아 플랫폼’
역사, 택시승강장, 버스베이, 지하철, 승객친화적 이동 통로 구축
초록색 지상공원은 또 하나의 역사 밖 대합실

“세상사에 울적해질 때면, 나는 히드로 공항의 도착장을 생각한다.”

이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가 시작하며 나오는 말이다. 영화에서는 아무리 울적하더라도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곳에서는 사랑의 감정이 다른 감정보다 많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이 말을 이용했다고 한다. 공항처럼 기차역 플랫폼도 많은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곳이다. 그래서 기차역 광장은 많은 사람들의 경유지가 되고 휴식장소가 되기도 한다. 국내 철도역 이용객 수 순위에서 서울역, 대구역에 이어 3위에 달하는 부산역 광장은 2년 동안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부산역 광장은 2017년 3월부터 부산역 광장 국가선도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해, 2019년 8월, 국민들 앞에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유라시아 플랫폼’이라는 이름을 가진 변신이다. 유라시아 플랫폼이라는 이름은 2013년 정부에서 발표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서 나온 말로 부산에서 출발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정식 명칭은 ‘유라시아철도와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사업이다. 유라시아 동북부를 철도로 연결하는 복합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유럽까지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유라시아철도,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의 세부계획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철도 및 물류연결사업이다. 한국은 이 사업에 물류비 절감, 무역활성화, 유라시아 경제권 형성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휴전선 도라산역에 설치된 유라시아 철도망 지도(사진: Wikimedia Commons).
휴전선 도라산역에 설치된 유라시아 철도망 지도(사진: Wikimedia Commons).

부산역 광장 국가선도 도시재생사업은 이런 유라시아철도의 시발점답게 광장을 새롭게 조성하자는 것으로 지하1층, 지상2층, 연면적 4790.25m 로 이루어져 있다. 문화집회 시설 건축물, 부산역 주차장과 간선도로 버스베이(버스 정류장)를 잇는 연결 데크 시설, 건물 상부의 녹음광장과 휴식 테크 공간을 설치했다. 총 사업비용은 269억 8800만 원으로, 이중 공사비는 239억 5500만 원이 소요됐다.

부산역 광장 조감도(사진: 부산광역시 홈페이지 캡처).
부산역 광장 조감도(사진: 부산광역시 홈페이지 캡처).
새로 조성된 부산역 광장에는 녹음이 조성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새로 조성된 부산역 광장에는 녹음이 조성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새로워진 부산역 광장, 부산 유라시아 플랫폼은 잔디와 수목 등을 이용한 조경으로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야간조명과 소규모 문화공연 등을 통해 부산만의 독자적인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강성욱(52, 경기도 화성시) 씨는 “부산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짼데 부산역 광장은 처음 와 본다”며 “계단식 구조로 된 광장이 보기 좋고 넓어서 사람들이 편하게 휴식하면서 이용하기가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역 광장에 조명이 켜지는 모습(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부산역 광장에 조명이 켜지는 모습(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부산역 광장 국가선도 도시재생사업 공사 전, 부산역 광장은 분수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019년 5월, 부산시는 시민들이 모일 광장의 규모가 작은 것을 우려해 분수대를 철거했다. 회사원 박수빈(34, 부산시 동구) 씨는 “부산역에 오면 항상 볼 수 있었던 분수대가 부산역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라졌다니 아쉽다”고 토로했다.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부산역 광장 전경. 넓은 광장은 그대로 그 넓음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역사 바로 앞에 새로 조성된 유라시아 플랫폼이 보인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부산역 광장 전경. 넓은 광장은 그대로 그 넓음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역사 바로 앞에 새로 조성된 유라시아 플랫폼이 보인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또한, 부산역과 지하철, 버스정류장을 잇는 지하통로를 이용해서 비가 와도 역에서 비를 맞지 않고 버스나 지하철로 환승할 수 있게 됐다. 주부 임정숙(7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역에서 내려서 편하게 환승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무거운 짐을 들고 환승하러 갈 때 경사가 너무 불편했는데 무빙워크가 생겨서 편하게 집까지 갈 수 있다”고 칭찬했다. 부산역사에 위치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대학생(24)은 “지하철 통로로 출퇴근이 빨라져서 일터에 지각을 면하고 집에도 빨리 가고 너무 좋다”고 말했다.

부산역과 지하철, 버스정류장을 잇는 통로. 중간에 무빙워크가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부산역과 지하철, 버스정류장을 잇는 통로. 중간에 무빙워크가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부산역 광장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수단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회사원 정모(35) 씨는 “무엇보다도 제일 좋은 점은 에스컬레이터하고 엘리베이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 때문에 외지 출장을 자주 다닌다. 솔직히 캐리어같이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갈 때 부산역 안에 있는 엘리베이터하고 에스컬레이터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힘들었다. 이동 수단 하나는 진짜 잘 공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하철과 부산역 광장을 잇는 통로에는 양방향 무빙워크(50m)와 에스컬레이터 4기, 엘리베이터 1기가 설치됐다.

부산역 광장 지상 2층과 1층을 잇는 에스컬레이터(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부산역 광장 지상 2층과 1층을 잇는 에스컬레이터(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부산역 광장은 이번 공사로 지상정원과 부산역, 그리고 지하철과 버스정류장, 택시 승강장까지 모두 연결됐다. 대학생 안다현(23, 부산시 동구) 씨는 “공사기간 동안 공사 중인 광장을 빙 돌아서 역에 들어갔다가 나와 열차를 타러가야 해서 불편했는데, 이젠 그런 불편을 감수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말했다. 안 씨는 “그리고 가끔 기차시간보다 일찍 왔는데 부산역 대합실에 앉을 자리가 없어서 서서 기다리거나 카페에 가곤 했다. 이젠 역사 밖 실외에서 앉아서 쉴 공간이 늘어 좋다”고 덧붙였다.

부산역 열차에 탑승하는 플랫폼과 주차장, 지상공원, 택시 승강장을 모두 잇는 통로(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부산역 열차에 탑승하는 플랫폼과 주차장, 지상공원, 택시 승강장을 모두 잇는 통로(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부산 유라시아 플랫폼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으로 가득했다. 벤치에 앉아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시민도 있었고, 혼자 시간을 기다리며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는 사람도 있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광장 공사로 부산역이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바뀌었으니, 부산을 찾는 관광객과 부산시민 모두 편하게 부산역을 이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역 광장에서 야간문화제가 열리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부산역 광장에서 야간문화제가 열리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안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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