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장기 집권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대선 부정 논란 끝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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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장기 집권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대선 부정 논란 끝 '사퇴'
  • 취재기자 송정빈
  • 승인 2019.11.1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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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사회주의운동(MAS)정당 소속 볼리비아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
대선 감사 실시한 미주기구(OAS) “개표 과정서 부정 정황 포착돼”
야당 후보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 “독재가 끝났다” 환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개표와 관련, 부정 선거 논란에 휩싸이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사진: CNN 홈페이지 내 해당 기사 캡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개표와 관련, 부정 선거 논란에 휩싸인 끝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사진: CNN 홈페이지 내 해당 기사 캡처).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14년 가까이 이어온 대통령직을 내려놓으며 불명예 퇴진했다.

연합뉴스·조선일보·한국경제 등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일간지 엘데베르와 CNN·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10일(현지시간) 모랄레스 대통령이 이날 오후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우리 형제들에 대한 공격과 방화를 멈춰달라”고 호소하며 의회에 사임 서한을 전달했다.

사회주의운동(MAS)정당 소속으로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 된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인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을 제치고 4선을 달성한 지 3주 만에, 지난 2006년 1월 대통령궁에 입성한 지 13년 10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앞서 볼리비아에서는 지난 10월 2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관련, 석연찮은 개표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면서 3주 연속 거센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에 따라 사망자가 속출하고 도로가 봉쇄되는 등 주요 도시가 마비된 가운데 대통령 선거를 감사한 미주기구(OAS)는 10일(현지시간) 오전 “개표 과정에서 부정 정황 및 정보 시스템 조작 등이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주기구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당선된 것은 통계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며 선거 무효 및 재선거 실시를 권고하기도 했다.

같은 날 볼리비아 군부의 최고사령관인 윌리엄스 칼리만 장군은 국영TV 연설에서 “군은 시위대를 막지 않겠다”며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퇴해야만 이번 부정 선거 의혹으로 일어난 3주간의 시위가 진정되고 볼리비아의 평화와 사회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요구에 동참한 셈이다.

한편,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 역시 사퇴 입장을 밝힌 가운데 야당 후보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 사퇴 발표 직후 “독재가 끝났다”며 “절대 오늘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환호했다.

모랄레스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인 반정부 시위대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퇴진 발표 이후 볼리비아 곳곳에서 “이제 볼리비아는 자유롭다”며 기쁨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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