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이어폰 대세 속, 유선 이어폰 고집하는 아날로그 감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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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이어폰 대세 속, 유선 이어폰 고집하는 아날로그 감성 여전
  • 취재기자 김현준
  • 승인 2019.11.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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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무선 대 유선 이어폰 구매자 79 대 21로 유선 열세가 뚜렷
무선 이어폰 외면층, 20만원 대 가격, 콩나물 디자인 등 이유 외면
무선 이어폰이 대세를 이루지만 여전히 여러 이유로 유선 이어폰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현준).
무선 이어폰이 대세를 이루지만 여전히 여러 이유로 유선 이어폰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현준).

최근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중년층에서도 무선 이어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길거리에 다니거나 지하철을 타면, 많은 사람들이 무선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흔히 보인다. 그러나 유행과 인기에 민감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무선 이어폰보다 유선 이어폰을 여전히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생 김창민(24, 부산시 진구) 씨는 유선 이어폰을 고집하고 있다. 그 이유를 편리함이라고 했다. 김 씨는 무선 이어폰은 배터리를 충천하는 방식인데 유선 이어폰은 충전이 필요 없기 때문이라는 것. 평소 휴대폰 충전하는 것도 귀찮아서 잘하지 않는 김 씨는 이어폰까지 충전해서 써야하는 문제 때문에 유선 이어폰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김 씨는“무선 이어폰을 다들 쓰니까 나도 쓰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매일 충전하는 번거로운 일을 나는 잘 하지 못해서 무선 이어폰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음질이 더 낫기 때문에 유선 이어폰을 계속 쓴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학생 하제현(23, 인천시 미추홀구) 씨는 평소 무선 이어폰에 관심이 많았다. 무선 이어폰을 살까 말까 고민하던 때, 친구가 사용하는 무선 이어폰을 빌려 써봤다. 하지만 하 씨는 본인이 생각했던 음질과 너무 달라서 무선 이어폰에 실망했다. 하 씨는 “무선 이어폰은 생각보다 음질이 좋지 않았어요. 역시 음질 좋은 유선 이어폰을 쓰는 게 최고라고 생각해서 유선 이어폰을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무선 이어폰의 높은 가격 때문에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박재영(22, 부산시 남구) 씨는 평소 무선 이어폰을 사고 싶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쓰는 에어팟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러나 가격을 알아보던 박 씨는 유선 충전 모델 에어팟이 19만 9000원, 무선 충전 모델 에어팟이 24만 9000원이라는 것을 알고 사려는 마음을 접었다. 박 씨는 “이어폰 가격으로 20만 원을 지출할 만큼 무선 이어폰이 가치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아마 가격이 몇 만 원 정도로 떨어진다면 무선 이어폰 구입을 한번 고려해볼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2, 부산시 동구) 씨는 무선 이어폰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구매하지 않았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에어팟이 마치 콩나물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콩나물’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 씨도 디자인을 보고 콩나물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 이 씨는 “디자인이 좀 더 마음에 들었다면 샀을 것 같은데, 에어팟이나 갤럭시 버즈나 내가 좋아하는 디자인이 아니라서 구매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민수(27, 부산시 서구) 씨는 디지털 시대에도 대체로 아날로그 감성을 선호한다. 그래서 이 씨에게는 이어폰이 선으로 연결돼 있어야 자신과 휴대폰이 연결된 느낌을 준다. 이 씨는 “무선 이어폰은 뭔가 제가 휴대폰과 음악을 공유한다는 느낌이 안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날로그 감성적으로 유선, 즉 선이 있는 이어폰을 계속 쓰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로 분실 우려가 잦다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는 대학생 권민우(24, 대구시 달서구) 씨는 무선 이어폰은 선이 없기 때문에 귀에서 무선 이어폰이 빠질 경우, 분실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유선 이어폰이 귀에서 빠지면 다른 한 쪽 이어폰 선에 의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 무선 이어폰은 빠지면 바로 떨어진다. 권 씨는 평소 운동을 하면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운동할 경우 이어폰이 떨어질까 불안할 것 같다. 권 씨는 “매일 귀에서 떨어 질까봐 계속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보다는 그냥 유선 이어폰을 쓰는 게 마음이 편해요”라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본명 배주현) 씨도 팬 사인회에서 무선 이어폰이 아닌 유선 이어폰을 쓰는 이유를 밝힌 적 있다. 아이린 씨는 선이 있는 유선 이어폰이 좋다며, 잃어버릴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선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2018년과 2019년의 유·무선 이어폰 판매 비율 통계를 보면, 무선 이어폰이 대세인 것은 맞지만, 아직도 유선 이어폰을 사는 사람들이20-30% 존재한다(그림: 취재기자 김현준).
2018년과 2019년의 유·무선 이어폰 판매 비율 통계를 보면, 무선 이어폰이 대세인 것은 맞지만, 아직도 유선 이어폰을 사는 사람들이 20~30% 존재한다(그림: 취재기자 김현준).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서 2018년과 2019년의 유·무선 이어폰 판매 비율을 비교했다. 2018년의 69%에 비해 2019년의 무선 이어폰 판매 비율이 79%로 10% 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유선 이어폰을 구매한 비율은 2018년 31%에서 2019년에는 21%로 10% 포인트 하락했다. 무선 이어폰 구매 비율이 대세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21%에 해당하는 소비자들은 현재에도 유선 이어폰을 선호하고 구매해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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